“쿠바가 케네디에게 그랬듯이 아프가니스탄이 오바마를 망쳐놓을 것이다” 2009년 오바마가 대통령 취임 후 탈레반 공세가 거칠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3만 명 증파를 결정한 데 대한 워싱턴 타임 칼럼니스트인 제프리 커너의 비판이다. 커너는 “이라크와 달리 아프가니스탄은 문명화된 적이 없고 강한 유대를 가진 거대 부족 집단도 없어 병력 증파와 부족매수라는 양동전술로 성공한 이라크 사례는 적용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공수되는 시신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오바마의 진보적 지지층은 베트남권 당시와 마찬가지로 반전(反戰)으로 돌아갈 것이며 다음 대선은 오바마의 아프가니스탄전쟁 실패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데릭 케이건 미기업연구소 연구원은 뉴스위크지 기고에서 “군사 측면에서 아프가니스탄전은 승리하기 어려운 전쟁이며 개입확대로 진흙탕 속에 빠진 결과를 낳았던 베트남과 전개과정이 비슷하다”고 했다. 

20세기를 대영제국과 1980년대 소련을 무릎 꿇린 ‘제국의 무덤’ 아프가니스탄이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비판과 경고가 이어졌었다. 민족 종파분열로 짜깁기가 된 아프가니스탄에 발을 들여놓은 나라는 주먹질할 뚜렷한 상대가 없이 곳곳에 있는 적들에 둘러싸인 꼴이 되었다. 영국은 지난 1839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친영국계 군주를 옹립했으나 아프간 반군에게 군인 4천 명 민간이 1만6천 명이 거의 몰살당하고 결국 물러났다. 지난 1979년 친소정권에 저항하는 무자헤딘의 진압 명목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은 1989년 침공 10년 만에 1만5천여 명의 전사자를 내고 철군했다. 

오바마는 “아프가니스탄을 탈바꿈시키겠다는 생각은 환상이었다”고 자인했다. 영국 소련에 이어 초강국 미국마저 진퇴의 고민에 빠트린 것은 무장 세력들에게 첨험의 요새가 되어주는 험준한 산악지형 내전으로 다져진 게릴라전 막가는 자살테러 등이 한몫하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서 발을 빼겠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병력을 대거 증파키로 했다 ‘제국의 무덤’ 아프가니스탄에 트럼프의 병력 증파가 승부수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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