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압수수색을 마친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이 압수한 자료를 차량에 싣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8월 초부터 박인규 대구은행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내사해 온 경찰이 5일 박 행장 등 간부 6명을 입건해 수사로 전환하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박 행장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했다.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를 잡고서다.

대구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5시간여 동안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 2본점(본점은 리모델링 중) 내 은행장실과 부속실, 박인규 행장과 부장급 간부 5명 등 6명의 주거지, 사무실 등 12곳에 수사관 50여 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여 컴퓨터와 장부 등 일체를 확보했다.

5일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압수수색을 마친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이 압수한 자료를 들고 나오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대구은행은 법인카드로 대량의 상품권을 구매한 후 상품권판매소에서 평균 수수료 5% 정도를 떼고 현금화(속칭 상품권깡) 해 30여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앞서 부속실과 영업부 등 실무 담당자 7명을 소환해 조사도 벌였다.

장호식 수사과장은 “비자금 조성 사실 자체로는 처벌이 어렵지만, 개인적인 용도로 쓰거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의심돼 박 행장 등을 입건하고 수사로 전환했다”면서 “박 행장이 재임을 시작한 2014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를 범행 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 분석이 끝나면 박 행장 등 6명을 소환해 비자금 조성 여부와 사용처 등을 추궁할 예정이며, 하춘수 전 행장 재임 시절에도 비자금 조성 사실이 있는지를 별도로 수사할 방침이다. 강신욱 지능범죄수사대장은 “투서에 박인규 행장과 하춘수 전 행장 재임 기간에 비자금 조성이 이뤄졌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하 전 행장에 대한 수사도 반드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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