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불교 점검···6개 주제 발표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은 지난달 24일 진흥원 대강당에서 ‘경북지역 불교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개원 이래 21년 만에 처음으로 불교 학술대회를 열어 지역불교를 점검하는 자리였다.

이날 오전 11시에 개회해 기조발표와 6개 주제 발표 등 13명이 참여한 종합토론이 끝나기까지 7시간의 긴 학술대회였다.

기조발표는 이효걸 안동대 교수가 경북불교의 특성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특정 지역·행정구역을 유일한 기준으로 하는 학문적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삼국시대 신라불교는 토착세력과 타협해 수용되고 왕실은 불교를 통해 지배체제를 확립했다. 통일신라의 화엄종은 국제불교를 받아들여 한민족 통합이념과 문화 동질성의 기반을 다지고 원효, 의상, 원측과 대현 등 고승이 불교철학의 기반을 다져 한국정신사를 국제적으로 위상을 높였다고 했다.

고려는 불교로 귀족세력을 누르고 불교세력의 비대를 막기 위해 왕사 국사 제도를 운용했는데 경북은 불교문화의 변방지였지만, 신라불교의 여력으로 무신정권의 발흥 시대에도 희양산파는 독자적 모습을 유지했고 안동 예안의 용수사 창건기는 의종의 원찰을 세워 사원경제의 성장 과정을 구체적으로 남긴 기록이다.

일연은 불교정신사의 맥을 이으면서 불교적 민족사관을 한국 정신사에 크게 기여했고 고려말의 화엄종과 봉정사 대웅전의 불화는 고려불교회화연구에 중요한 유산이고 밝혔다.

제1 주제는 경북대학교 한기문 교수가 고려시대 화엄종과 용수사를 발표했다. 일본 천리대학교 도서관에 비문첩으로 전해오는 용수사 개창비를 대교 보완해 비문으로 복원했다. 고려전기 의천의 화엄종은 사후 문도들이 태백산으로 퇴거하여 법해용문을 형성해 각화사의 사세 확장으로 용수사를 개창, 의종과 명종의 명으로 사원재정을 확정하고 이를 공증하는 개창비였다. 용수사 종풍은 의천의 화엄사상을 계승한 특색이 있고 원효의 사상을 받아들이는 등 태백산 계열의 법해용문의 사상 경향이 변화된 것을 확인하고 있다.

제2 주제는 도산의 용수사를 중심으로 안동문화권 유석시(儒釋詩)의 구현양상을 한국국학진흥원의 임노직 연구원이, 제3 주제는 경상도 북부지역 중심으로 사찰의 불교자료 간행을 남권희 경북대학교 교수, 제4 주제는 조선후기 경상도 지역 불교미술의 특징을 송은석 동국대 교수, 제5 주제 조선후기 용수사의 운영과 유불 교류는 한국국학진훙원 김형수 연구원이 잇따라 발표했다.

제6 주제는 일제강점기 경북지역 불교계의 근대성 모색을 한국국학진흥원 김순석 연구원이 발표했다. 경북에는 동화사, 은혜사, 고운사, 김용사, 기림사 등 5개 본사에 200여 개 사찰에 9백여 명의 승려가 있었다.

포교당을 짓고 불교신문을 간행해 세계정세를 알리고 수해 등 자연재해에 이재민을 구호했다. 사찰에서 운영하는 학교가 19곳에 이르고 학생을 선발해 외국 유학까지 보내 인재양성에 힘썼다.

반면 경북5본사에서 심전개발운동에 강사를 파견하고 경북불교에 기사와 기고문을 싣는가 하면 군용기 경북호를 헌납하는 등 황국신민선서와 궁성요배를 한 부정적 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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