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당국은 규모 8.2로 추산…규모로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8일 오후 멕시코 인근 해상에서 규모 8.0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USGS 웹사이트 캡처. USGS 웹사이트 캡처=연합
7일 오후(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주(州) 피히히아판에서 남서쪽으로 87㎞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규모 8.1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숨졌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 발생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11시49분이며, 진원의 깊이는 69.7㎞다.

당초 USGS는 지진의 규모를 8.0으로 공표했다가 8.1로 높였다.

멕시코 지진당국은 이번 지진의 규모를 8.4라고 발표했다가 8.2로 하향 조정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한 세기 동안 일어난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고 밝혔고, 스페인 EFE 통신은 멕시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고 보도했다.

수도 멕시코시티를 포함해 전 국토의 절반에서 지진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지진 규모만으로 비교할 때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9.0 규모의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가장 강한 지진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이 지진으로 치아파스 주와 타바스코 주에서 총 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치아파스 주 산크리스토발에서는 집과 벽이 무너지면서 여성 2명이 숨지는 등 모두 3명이 사망했고, 타바스코 주에서는 어린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중 한 명은 병원 정전으로 유아용 산소호흡기 가동이 중단되는 바람에 사망했다.

마누엘 벨라스코 치아파스 주지사는 현지 방송을 통해 “병원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집, 학교 등도 파손됐다”고 말했다.

산크리스토발에 거주하는 주민 로드리고 소베라네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이 씹는 껌처럼 흔들리고 전기와 인터넷이 일시적으로 끊겼다”고 전했다.

지진의 영향이 컸던 남부 지방에서는 호텔 한 곳을 포함해 다수의 건물이 심각하게 파손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호텔에서는 매몰자가 있는지 응급구조대가 수색 중이다.

치아파스 주 민방위대는 트위터를 통해 피해 지역 주민들을 돕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여진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강진이 발생한 현장 주변에서는 규모 4 이상의 여진이 9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니에토 대통령은 크고 작은 여진이 총 62회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진앙으로부터 약 1천㎞ 떨어진 멕시코시티에서도 공항 창문이 부서지고 다수 지역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건물이 1분 이상 흔들리자 겁에 질린 시민들이 한밤 중에 잠옷 차림이나 담요를 몸에 두른 채 거리로 뛰쳐나가 삼삼오오 모여있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멕시코시티는 1985년 이번과 같은 규모 8.1의 지진으로 최소 6천 명이 사망한 적이 있어 공포감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은 지진 직후 헬리콥터를 멕시코시티 상공에 띄우고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치아파스 주와 인접한 이웃나라 과테말라에서도 1명이 숨졌다고 현지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으나, 사실인지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미 모랄레스 과테말라 대통령은 국영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1명의 사망자와 파괴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면서 국민에게 진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 지진으로 멕시코 해안에서는 높이 1m가량의 쓰나미가 목격되고 있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이 지진으로 멕시코 해안에서 높이 3m 이상의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며 “광범위하고 위험한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과테말라, 뉴질랜드, 바누아투, 사모아,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키리바티, 투발루, 피지 등에서는 0.3∼1m 높이의 쓰나미가 우려된다. 일본, 중국, 호주, 필리핀 등에서도 0.3m 미만의 쓰나미를 예보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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