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부터 28일까지

고려지장보살도
대구 학강미술관(대구시 남구 마태산길 30)은 지난해 개관전의 ‘마치다별장, 추사와 석재를 품다’를 시작으로 ‘정점식 100주년, 위대한 삶과 오래된 공간’에 이어 ‘고려불화, 염원의 접점-모나리자를 넘어서다’를 오는 16일부터 28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 첫선을 보이는 ‘고려지장보살도’와 ‘고려아미타불도’는 일본의 큐슈 지역에 오랫동안 수장된 것으로 아미타불도는 일본 후지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몇 년 전 방영된 적이 있는 명품이다.

세계적으로 놀라움과 감동을 주는 고려불화의 제작기법은 비단바탕 위에 광물질로 만든 안료를 사용했다. 화려하고 안정감 있는 색조는 적색, 녹색, 청색, 금니의 4가지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주사, 석록, 석청이라는 광물성 안료로 납, 수은, 구리, 금 등의 성분에 아교를 천연 접착제로 하여 채색한다. 채색의 특이한 기법으로는 발색의 채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배채법(背彩法)을 사용한다.

고려아미타불도
배채법은 비단천의 뒷면에 광물질 안료를 칠해 안료가 앞면으로 배어나오게 한 후 앞면에서 채색이나 음영을 보강하는 기법으로 그려졌다. 배채법은 색을 보다 뚜렷이 하면서 변색을 지연시키며, 겹쳐서 칠해진 안료가루가 비단에서 떨어지는 것을 막고, 색의 얼룩지는 것을 막아 준다. 이러한 고려의 배채법은 조선시대의 초상화나 채색화 고유의 기법으로 나아갔다.

현재 전 세계에 흩어진 160여 점의 고려불화 중 아미타불을 주존으로 그린 불화는 50여 점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제작 시기는 고려 무신의 난 이후 13세기에서 14세기이다. 이것은 아미타신앙이 유행했던 당시의 트렌드로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염원하는 시대정신의 구현이었다.

대덕 9년 김문 필이라는 기록이 적혀진 학강미술관의 ‘아미타불도’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아미타팔대보살도’, ‘담무갈보살·지장보살도’의 ‘대덕 11년 (1307년) 8월에 노영이 삼가 그리다’라는 화기가 적혀 있는 것보다 2년이 빠른 ‘1305년’에 김문이라는 화공에 의해 그려진 것이다.

금니로 그린 베일의 문양에서는 연화문, 하엽문, 국화문, 모란문이 결합된 형태로 그려졌다. 현재 일본 다이산지 소장의 일본 중요 문화재로 지정된 ‘고려수월관음도’에 나오는 문양과 비슷해 당시의 선묘와 문양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성옹 김덕함
또 하나의 보묵으로 첫 선을 보이는 ‘지장보살도’는 죽은 후의 세계를 관장하는 보살이다. 지장보살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부처가 되는 것을 미룬 대비의 보살로 대원본존이라 부른다. 지장보살은 한 손에 석장을 한 손에는 보주를 들고 있다. 보통은 두건이나 보관을 쓰고 몸에 화려한 영락을 장식하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지장보살도’는 머리를 감싸는 것이 없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서 있는 모습이다.

특이한 점은 발 아래 부분에 공혜라는 화공의 이름이 적혀 있고 왼쪽 아래에도 희미하게 발원문 형식의 글이 적혀 있어 차후에 보완 연구가 되어야 할 중요한 문화재이다. 그 외 전시에 선보이는 조선 초. 중기의 명품으로는 조선의 대표 청백리 성옹 김덕함(1562-1636)이 그린 ‘무이구곡도’중 2폭과 여러 문묵들이 전시된다.

지역을 넘어 한국에서 처음 공개되는 ‘고려불화, 염원접점-모나리자를 넘어서다’전시는 고려후기에서 조선전기와 중기의 보물급 미술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주간 진행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