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대란 불 보듯" VS "합법시설·주민혜택 늘 것"

코오롱 하늘채 2단지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에 예식장이 들어서면서 발생할 상습정체와 불법 주·정차 등 교통대란을 우려해 건축허가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정일훈 기자 ilhun@kyongbuk.com
대구 북구 침산동 코오롱하늘채 2단지 아파트 옆에 들어설 복합상업시설을 놓고 주민들과 업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주민들은 복합상업시설의 핵심인 예식장 때문에 교통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업체 측은 교통혼잡을 막을 대책을 세운 합법적인 시설이라는 주장과 함께 복합시설이 들어서면 오히려 주민들에게 득이 된다는 입장이다.

15일 대구 북구청 등에 따르면, ㈜엠디개발은 2015년 침산동 105-65번지 3천142㎡를 매입했고, 지난달 22일 지하 3층, 지상 8층, 연 면적 2만347㎡ 규모의 복합상업시설을 건립하겠다면서 북구청 건설과에 건축심의를 신청했다. 복합상업시설에는 예식장을 포함해 판매시설,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근 주민들은 예식장이 들어서면 하객이 몰리면서 상습정체와 불법 주·정차 등 교통대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건축허가를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의 주장은 이렇다. 아파트 인근에 있는 홈플러스와 이마트, 장보고 마트 등 대형마트가 많아 일정 시간만 되면 정체가 빚어진다. 또 인근에 10월 중 롯데마트까지 들어서면 가뜩이나 교통혼잡이 우려되는데 예식장까지 들어선다면 심각한 교통대란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최광덕 코오롱 하늘채 2단지 아파트 비상대책위원장은 “예식장이 들어서면 차량이 몰려 차선 하나를 점령할 것이 뻔해 교통혼잡은 무조건 발생할 것이다”며 “주거단지라 아이들이 많은데 교통혼잡 때문에 아이들의 안전도 위협받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엠디개발은 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고 맞서고 있다. 애초 8층 규모의 대형예식장을 건설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1개 층만을 예식장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법정 주차 대수는 87대지만, 교통혼잡을 예방하기 위해 305대로 늘렸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은종구 엠디개발 대표이사는 “불법을 저질러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교통혼잡이라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복합상업시설이 들어오면 판매시설뿐만 아니라 병원 등도 들어올 수 있어 주민들에게 더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구청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건축심의신청서에 색채와 조경 등의 도면이 미비하다고 판단, 업체 측에 보완통지를 한 상태다. 심의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북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보완된 건축심의신청서가 아직 제출되지 않아 허가 여부에 관해 명확히 답할 수 없다”며 “도면이 보완되면 건축심의와 교통영향분석 등의 절차를 통해 허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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