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 100돌이다. 1917년 11월 14일 경상북도 선산군 구미면 상모리에서 태어난 박 전 대통령이 좌 우파 간에 상반된 평가로 엇갈리면서 서로 충돌하고 있어 새로운 사회 갈등으로 등장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탄생일인 지난 14일에는 탄생 100돌 기념식과 제18회 대한민국 정수대전이 열렸다. 전국의 숭모 단체, 지역주민 등 2천여 명이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고향 구미시는 탄생 100돌을 맞아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를 기념주간으로 정해 다양한 행사를 열었으나 좌파 단체들의 시위로 서둘러 행사를 종료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도 화환을 보내 박정희 대통령의 탄생 100돌을 축하했다.

그러나 박정희 유물기념관 건립반대 기자회견 단체는 이 기념행사 자체도 훼방을 놓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몸싸움과 신경전을 벌였고, 4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박 전 대통령 역사자료관 기공식 전 구미참여연대, 구미 YMCA, 민주노총 구미지부 등 6개 시민·노조단체 회원 30여 명은 생가 입구에서 “200억이라는 막대한 세금을 들여 박정희를 기념하겠다는 구미시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을 두고 이런저런 평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거리에서 상호 상대방의 행사를 방해할 만큼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평가와 집단행동이 과연 옳은가는 신중히 자문해봐야 한다. 이제 박정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전문가들과 역사에 맡기고 역사의 다음 장을 넘겨야 한다. 박정희는 좌파에 의해서 너무 부정적으로, 우파에 의해서는 너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제는 적합하고 균형적인 평가를 하고 역사의 장을 넘어가야 한다.

좌파세력은 박정희를 정당성이 없는 쿠데타, ‘독재자’, ‘친일파’로 몰았다. 그 업적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이 보여주고 있는 과학·기술력과 경제성장의 기반은 박정희 시대 만들어 놓은 것이다. 5·16 당시 1960년대는 미국이 이식한 허울뿐인 장면 정권이라는 자유민주주의체제보다 국민의 먹고사는 경제성장이 시급했다는 것은 중립적인 평가다.

국민교육헌장처럼 ‘능률과 실질’을 숭상한 상공(商工)주의자 박정희는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승리하고 공업화를 이루어 냈던 것이다. 역설적으로 박정희의 권위주의 통치는 민주주의의 물질적 기반을 만들었다. 70년 말 먹고살만하니 민주주의를 외친 것이다. 중국의 등소평 등 외국의 후발 개도국 지도자들도 본보기로 삼고 있는 이유다. 좌파 진영이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은 박정희가 국정농단으로 탄핵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아버지란 이유로 매도되거나 비난받아서는 정당한 평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박정희는 대한민국의 비교적 성공한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