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도광의 시인
시 응모작 2724편 중 예선을 거쳐 60편이 본선으로 넘어왔다. 세 사람의 심사위원들이 진지한 토론 끝에 ‘소금이 온다’를 대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이 작품은 난삽하지 않고 이미지가 가슴에 와 닿는다. 뿐만아니라 제목에서 ‘소금이 온다’라고 한 에니미즘적인 발상은 심사자의 눈길을 끌었다.

‘소금이 온다’는 체험을 바탕으로 한 진솔한 삶의 모습, 즉 소금을 만드는 과정이 그림처럼 명징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힘든 작업 속에서도 시가 건조하거나 냉혹하지 않고 온기가 있다. 고단한 삶이지만 무겁지 않고 여유가 있다.

소금과 바다, 꽃과 어머니, 더하여 후각까지 예민하게 작동하는 시인의 섬세한 감각은 시를 생동감 있게 형상화하였다. 특히 ‘온다’라는 종결어미의 반복은 시에 리드미컬한 역동성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종일 출렁이던 비금도 바다가 빠져나온다’ 와 같은 참신한 표현과, 끝연에서 보여주는 배꽃나무와 바다 냄새, 소금꽃의 이미지 결합은 시를 더욱 맛깔스럽게 했다. 그리고 단순히 노동의 고단함을 뛰어넘는 서정은 이 시를 더욱 빛나게 했다.

함께 보내온 작품도 대상작 못지않은 우수한 작품이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데 신뢰감을 주었다.



최종심까지 겨룬 작품은 ‘연’과 ‘이를 뽑다’ 이다.

‘연’은 활달한 심상과 기상이 웅혼하다. 하나의 연잎을 통해 오늘의 현실을 투영시킨 시적 상상력이 돋보였다. 다소 질박한 감각과 언어의 부림에 거침이 없다. 시대적 상황과 그것을 직시하는 아픈 현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시적 함의도 내포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강한 주제 의식이 시가 갖는 여운을 낯설게 했다. 보다 육화(肉化)된 이미지로 형상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를 뽑다’ 는 이를 뽑는 행위를 아버지에 대한 회한과 연결시킨 정제된 이미지였다. 어쩌면 우리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산한 삶의 궤적이 실감 있게 다가왔다. 그러나 3연 ‘실뿌리 끝에서 뽑아 올린 수액이 말라가는 동안/함박눈 내리던 초닷새/훌쩍 떠난 아버지가 욱신거린다’와 같은 감성의 유로(流露)는 흠으로 지적되었다.

시 부분 입상자 모두에게 축하를 보내며 정진을 빈다.

시-하청호 시인
시-조영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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