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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지금 미국의 안보 관련 주요 인사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를 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미군의 B-1B 폭격기를 비롯한 주력 스텔스전투기와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등 총 230여 대가 5일 동안 한반도 상에서 가상의 북한 핵·미사일기지·미사일이동식발사대 등에 대한 폭격 훈련을 8일까지 실시하고 있다.

미국 안보팀의 우려대로 김정은의 핵 개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월 3일 실시한 핵 실험은 제5차 때보다 10배나 위력이 강한 120kt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에는 미국의 워싱턴DC까지 가능한 사거리 1만3천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발사 시험에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북한 측이 발표했다. 이를 지켜본 미군과 우리 군 당국에서도 이를 인정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 개발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봄에 사거리가 1만Km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서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미국 본토의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을 만큼 ICBM 개발의 속도에 가속이 붙어졌다. 핵 개발도 수소폭탄을 만들 만큼 위력이 강한 핵 제조에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외국의 핵 관련자들까지 북한의 빠른 핵 성능 개발에 놀라고 있는 실정이다.

김정은이 강력한 핵탄두를 싣고 미국 본토를 날아갈 수 있는 ICBM 개발과 핵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는 동안 우리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북한에서 핵 실험과 성능이 개발된 ICBM을 발사할 때마다 우리는 2~3일간 호들갑을 떨다가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세계에서 가장 평화스러운 나라처럼 보인다. 북핵에 대한 경각심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북측의 군사놀음을 구경거리처럼 보고만 있을 뿐이다.

청와대 관계자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며칠 전 북한이 발사한 사정거리 1만3천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두고 그 성능 규모를 놓고 ‘ICBM급’이라고 한 단계 낮춰 불렀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까지 ‘ICBM’이라고 밝혔는데도 지금까지 ‘ICBM급’이라고 통칭하고 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발표된 후 안보 관련 회의에서 “미군이 오인하여 대북 선제공격을 할까 봐 우려되며 북한도 이에 맞서 우리에게 공격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 미국 측이나 북한 양쪽 다 서로 상황을 오판하여 전쟁이 일어날 개연성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는 국민에게 전쟁의 경각심을 알리고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방도를 찾아 나서야 한다. 적어도 미국에 대해 “우리도 핵 개발을 해야 된다”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5천만 국민이 가만히 앉아서 죽을 수는 없다. 더 더군다나 김정은의 핵 앞에 무릎을 꿇고 짐승처럼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핵우산의 확실한 보장을 받거나 아니면 핵 개발을 주장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으로서의 국민의 안보에 대한 책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국민도 미국 측에 “한반도의 안보를 위해 핵 개발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군중집회라도 열어야 한다. 이런 결기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보여야 한다. 그런데도 여야 정치권은 북핵에 관해서는 국민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이들은 북한의 핵 위협보다는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 더 신경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을 두고 감히 국민을 위한 ‘위정자’라는 말을 할 수가 있겠느냐. 여기에다 국민은 북한의 핵이야 어찌 되었건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를 하고 있다. 머리 위에 김정은의 핵을 얹어 두고서도 그 핵의 무서움을 잊어버린 채 주식 놀음이나 돈이 된다는 아파트 투기에 열중하고 있는 이 현실을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어찌 이렇게까지 국민이 북핵에 대해 우민화(愚民化)가 되었는지 개탄스럽기만 하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북핵의 공격에 대비한 국민의 대피훈련을 하고 있는 마당에 맨 먼저 북핵의 공격 대상인 우리는 귀 막고, 눈 가리고, 입 다물고, 두 다리를 묶은 반송장의 상태로 하루하루를 허송하고 있다. 이 시대 5천만 국민을 북핵으로부터 구할 지도자는 과연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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