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원자력발전소 사업자 뉴제너레이션(뉴젠)이 한국전력의 무어사이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된 것은 “한국 원전 기술력의 승리”라고 평가할만하다. 한전은 지난 6일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수주 전에서 중국을 물리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뉴젠은 이 원전 건설을 진행하는 주사업자다. 동해안에 밀집한 원전 관련 업계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낭보다.

한국이 지난 40여 년간 국내 원전 건설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서 보여준 실적은 국제 원전시장에 널리 알려졌다. 이번에 수주한 차세대 원전을 공기와 예산에 맞춰 영국에 제공해야 할 것이다. 한전이 무어사이드 원전을 2020년대 말이나 2030년에 완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 지분 인수전에서 중국을 따돌림으로서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8년 만에 원전 수출에 성공했다.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는 영국 북서부에 2030년까지 발전용량 3.8GW짜리 차세대 원전 3기를 짓는 21조 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

원전업계는 한국의 원전 건설·운영 경험과 뛰어난 기술이 원전 선진국인 영국으로부터 인정받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에서 신규원전 건설이 중단되는 불리한 여건에서 이루어낸 쾌거다. 그런 가운데서 유럽 수출의 길을 뚫었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한국은 체코와 사우디아라비아, 영국의 다른 지역 등에도 원전 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번 무어사이드 원전 수주가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국내에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원전 수출은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향후 30년간 세계 원전시장 규모가 60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계도 나와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원전기술이 많이 수출될 수 있도록 정부가 힘껏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의 급속한 탈원전 정책이 불러올 원전 생태계의 파괴다. 신규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는다면 부품 공급망부터 무너진다. 영국이 원전 종주국이면서도 우리 손을 빌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탈원전 기조를 유지한 채 원전 수출을 병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앞으로 30년간 600조 원의 원전시장이 열린다. 원전을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국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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