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나이탓 퇴짜맞기 일쑤···실속 보다 보여주기식 행사 그쳐

행사장에는 들어가지 않은 채 밖에 서있는 학생들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인·구직 행사가 보여주기 식 업적 쌓기에 치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령제한이 없다는 업체에 지원한 나이 든 구직자는 어린 직원들과 어울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기 일쑤고, 구인에 성공한 기업 또한 낮은 취업유지율에 불만이 많다.

구인 업체 또한 생산직에 치중돼 다양한 일자리 구하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에서 열린 강소기업과 함께하는 산업단지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도 마찬가지였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이날 행사를 통해 최근 얼어붙은 고용시장과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일자리 감소에 따른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겠다고 홍보했다.

특히 청년 및 특히 특성화고 졸업예정자를 중심으로 중장년 등 다양한 구직자도 채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19개 참가 업체 중 10개 업체가 생산/조립 직 구인에 치중됐다.

생산직 외 참가 업체는 텔레마케터/편집디자이너, 사무직(경리), 영업/개발, 연구/현장직, 수리/검사, 현장직/관리직, 운전직이 각각 1개, 관리/경비/미화 직이 2개 업체였다.

이날도 50∼6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관리/경비/미화 업종에 사람이 몰려 다행히 체면치레는 했지만, 20∼30대 청년층 구직자들은 준비한 이력서를 들고 부스를 서성대야 했다.

A 씨(24)는 “이력서를 들고 왔지만, 생산직을 구하는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한동안 그냥 있었다”며“결국 영업직을 구하는 업체가 있어 한 곳만 이력서를 넣고 상담하고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장년층 구직자는 구직이 더 어려웠다.

B 씨(45)는 “나이를 보지 않는다고 해 놓고 막상 이력서를 넣으면 어린 직원과 어울릴 수 있겠느냐며 핀잔을 준다”며“참가하는 업체도 매번 마찬가지로 올해 구인·구직 행사마다 참가해 이력서를 넣었지만, 연락 온 곳은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졸업예정자를 중심으로 한다는 내용은 허울뿐이었다.

이날 구미의 한 특성화고 학생 40여 명이 행사장에 왔지만, 이력서를 낸 곳은 고작 두 업체에 4명이 전부였다.

학교 인솔 교사는 “학생 중에는 이미 취업한 학생들, 진학한 학생들도 있다”며“산업단지공단과 서로 협력하는 차원에서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20분 정도 행사장에 있다가 모두 자리를 떠났으며 절반 이상은 행사장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구인 구직 행사를 통해 취업해도 한 달 뒤 취업유지율은 많이 떨어진다”며“지역의 취업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지역 구직자들이 다 나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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