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 "선거로 당선된 후보 임명을"
재단 "추대해 달랬지 선출해 달랬나"

최근 새 총장을 임명한 경주대학교가 일부 교수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경주대학교 전경.
최근 새 총장이 임명된 경주대학교. 일부 교수들이 총장을 거부하면서 소송까지 제기해 학교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경주대학교는 지난 5월 사임한 이순자 총장 뒤를 이어 제11대 총장에 임명된 이성희 총장 취임식을 지난달 22일 가졌다.

이성희 총장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경주대는 이순자 총장이 물러난 후 지난 6월 19일 총장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교수와 교직원 등 총 95명의 구성원이 참여한 투표에서 신희영 교수(사회복지학)가 총 59표를 얻어 29표를 얻은 2순위 후보를 제치고 총장 후보자로 선출됐다.

이날 투표는 총장 공석상태 장기화 방지 등을 위해 학교측이 재단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재단법인인 원석학원에서 공문을 통해 총장후보 추대를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학교측은 투표에 앞서 총장 후보를 지명해서 추대할 수는 없다고 판단, 교무위원회와 교직원 회의 등을 거쳐 직선으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키로 하고 직선절차를 밟았다.

투표 후 학교측은 결과를 인사위원회와 교무위원회를 거쳐 보직교수들의 도장까지 찍어 총장 인준을 요청하는 공문을 원석학원 이사회에 전달했다.

하지만 재단측은 이를 거부하고 지난달 이성희 총장을 새 총장으로 임명했다.

이 과정에서 재단측은 학교 측이 선출한 총장 후보자를 거부한 이유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아 일부 교수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경주대 교수협의회 측은 총장 후보자로 선출된 신희영 교수를 비롯한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그동안 재단 이사회 퇴진 요구와 비리 의혹 등을 제기한 것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수협의회 측은 재단측이 공문을 통해 ‘총장추대 요망’이라고 요청을 했으면서도 선출된 총장 후보자를 거부한데 대해 경주지원에 ‘총장지위보존확인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학교 구성원들의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 총장 후보자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없이 거부한 후 임명한 새 총장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재단측에서 마음에 들지 않은 교수가 총장 후보자로 선출돼 아무런 설명도 없이 새로운 총장을 선임한 것 같다”면서 “교수협의회의 관여 없이 민주적인 절차로 치러진 투표에서 선출된 후보자 대신 선임된 현 총장을 거부하기 때문에 법정에서 따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주대 관계자는 “당시 공문에는 총장을 선출하라는 것이 아니라 추대 방안을 모색하라는 것으로 직원들이 잘못 해석한 것 같다”면서 “총장 임명은 재단의 고유한 권리로, 교협에서 후보자를 선출해 재단에 올리는 것은 법에 어긋나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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