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선탁 에스포항병원 뇌·혈관병원 진료과장·신경외과 전문의

추위가 풀리는가 싶더니 다시 한파가 찾아왔다. 이처럼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 갑자기 뇌혈관 질환이 생기는 환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특히나 우리 포항 지역은 이미 고령 사회로 접어든 터,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상당하다. 뇌졸중 환자의 절반 이상은 60~70대 환자들이다.

뇌졸중은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뉜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서 피가 뇌에 통하지 않아 발생하는 병이며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 안에 피가 고여 발생하는 병이다. 뇌졸중이 의심될 경우는 한쪽 방향의 얼굴, 팔, 다리 등에 둔하거나 저린 느낌이 나면서 힘이 빠지는 경우다. 또 입술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상대방의 말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증상도 있다. 심하게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프면서 토하는 증상도 뇌졸중 증상이다. 특히 의식저하로 쓰러져 있을 때 가족과 친지에게 발견돼 급하게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겨울철에 더욱 많은 편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 뇌졸중 의심 환자가 발생할 경우 아직까지 물을 먹이거나 손을 따는 등 위험한 민간요법을 쓰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방법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고 즉시 119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은 빠른 진단 후 진단에 맞게 적절한 치료가 빠른 시간 내에 이뤄져야 하는 질환이다. 치료의 촌각을 다투는 질환이라 최대한 빨리 뇌혈관 전문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가는 것이 환자의 앞으로 인생을 위한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병원을 찾으면 CT (컴퓨터단층촬영) 검사 후 MRI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실시하기도 하는데, ‘MRI 검사를 바로 하면 되지 왜 CT 검사 후 하는가’라고 환자나 보호자들이 궁금해한다. 이유는 먼저, CT 검사는 검사 소요시간이 짧고 뇌출혈의 유무를 바로 판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오랜 검사 시간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도 쉽게 하게 시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MRI 검사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대신 CT보다 더욱 선명하게 촬영되므로 뇌경색과 같은 뇌 손상을 판별하기 쉽다. 즉, CT는 뇌출혈을, MRI는 뇌경색을 판별하는 데 적합한 검사다. CT 검사 후 MRI 검사를 다시 해야 하는 이유다.

뇌졸중 진단이 내려지면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수술 방법을 통해 수술을 받게 된다. 클립결찰술, 코일색전술, 혈관우회술 등 다양하다. 그런 후 3개월에서 1년 혹은 1년 이상 회복 기간을 거친다. 이 기간 동안 환자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충분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특히 언어장애가 생겼을 경우 보호자들도 환자를 볼 때 △환자의 주의를 끌고 눈을 쳐다보면서 말하고 △천천히 명확하게 발음한다 △말의 주제를 바꿀 때는 그 사실을 확실하게 하고 △몸짓, 그림, 글 등을 사용한다 △환자의 말이 이해가 안 됐을 때는 이해된 척하지 말아야 한다.

뇌졸중은 환자마다 증상도 다르고 그 심각도도 다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재활치료에 임해 정상적인 일상을 되찾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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