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싶은데 너무 고가여서 그림의 떡이지요”, “삼성전자 주가 250만 원을 넘어 일부 수익실현을 위해 팔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습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투자 비중이 너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황제주’로 불리는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었다.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 액면분할을 결의했다. 액면분할이란 주식의 액면가를 낮추는 대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가 분할비율만큼 낮아져 소액투자자들도 거래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다. 가령 삼성전자 이사회가 의결한 대로 50대 1로 액면분할 할 경우 1주당 가액이 5000원에서 100원으로 변경된다. 주가가 250만 원이면 5만 원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삼성전자 보통주의 주식 수는 기존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 1932만4700주로 늘어난다.

액면분할을 하면 일반적으로 투자자 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이 주주가치 제고의 연장선이라 했다. 그간 삼성전자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 확대로 주주 이익 환원을 실행하는데 그쳤다면 이번에 좀 더 적극적인 액면분할을 택한 것이다.

액면분할을 계기로 주가가 오르려면 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고 상당 기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주식시장이 활황인지 불황인지도 따져야 한다. 활황기일 때 액면을 분할하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면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데다 주식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활황장세여서 액면분할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돼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군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미국에서는 코카콜라나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이 액면분할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사례가 많다. 삼성전자 액면분할을 계기로 눈먼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빚내서 단기간 투기적 거래에 편승했다가 패가망신하기 쉽다. 시류 따라 몰려 다니기 보다는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의 지론처럼 ‘기업가치를 우선으로 한 가치투자,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현명하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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