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순 병원장.jpg
▲ 곽호순병원 원장

우리 몸의 생체 반응은 일정한 주기를 가진 리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일정한 리듬이 바로 건강이며 만약 리듬이 깨어진다면 당연히 건강도 깨어질 수 있다.

우리 몸에서 가장 빠른 리듬을 가진 것은 바로 심장이다. 심장의 박동은 더운 피를 우리 몸의 구석구석으로 배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래서 생명의 중추라고 한다. 심장박동은 일 회에 1초도 걸리지 않을 정도의 빠른 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멈추지 않고 생명의 끝까지 함께 하는 리듬이다. 이 리듬에 변화가 온다면 건강에 많은 어려움이 나타난다. 마음이 불편한 사람은 심장 리듬의 변화를 느낀다.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불안해 하거나 긴장하게 되면 심장의 리듬이 깨트려 지며 이는 곧 신체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그래서 마음은 심장과 연결이 되어 있다고 한다.

뇌의 활동을 나타내는 뇌파도 리듬을 가진다. 깨어 있을 때와 졸릴 때 혹은 수면 도중이거나 집중할 때 등 뇌 활동에 따라 그에 맞는 뇌파 고유의 주파수들이 있다. 이 주파수가 바로 리듬이다. 그래서 깨어 있을 때 졸리는 뇌파가 나타나거나 혹은 갑작스럽게 큰 뇌파가 나타나거나 혹은 느린 뇌파가 나타난다면 이는 뇌 건강에 무엇인가 문제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마음의 변화에 의해서도 이런 뇌파의 리듬이 달라져 나타날 수 있다. 마음의 균형이 깨어졌다거나 지나치게 불안하다거나 우울하다거나 산만하다거나 할 때 뇌파의 리듬이 달라질 수 있다. 마음의 변화는 뇌 기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니 그래서 마음은 뇌와 연결이 되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 몸의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호르몬의 분비에도 리듬이 있다. 여성들에게 일정하게 나타나는 생리 현상이 바로 그런 리듬이며 남성들의 테스토스테론의 분비에도 당연히 리듬이 있다. 그 리듬이 잘 맞아들어가면 사랑도 이루어지고 잉태하게 되며 삶의 결실도 보게 된다. 그런데 마음의 문제에 의해서 이런 호르몬의 리듬이 깨어진다면 많은 어려움이 나타난다. 생리 불순이 오거나 분노 조절이 잘 안 되거나 욕구의 변화가 오거나 체중의 변화가 오는 등의 문제들이 호르몬의 리듬과 관련 있다. 마음은 호르몬과도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다.

잠을 자고 깨어나는 것에도 중요한 리듬이 있다. 만약 하루라도 이런 리듬이 깨어져 본 경험이 있다면 그 리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충분히 알 것이다. 이 수면의 리듬은 지구의 자전과 관련이 있다. 하루 중 지구가 깨어 있을 아침이나 낮에는 활동을 하여야 한다, 반대로 지구가 휴식을 취하는 밤에는 잠을 자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수면 리듬이다. 그런데 마음의 문제는 이런 수면 리듬을 깨트리기 쉽다. 많은 수면과 관련된 병들이 바로 마음의 문제 때문에 올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런 잠의 리듬을 깨트리는 일들을 한다. 야근, 음주, 교대 근무, 스트레스, 공부, 여행 같은 문제들로 잠의 주기를 깨트려 놓으면 그 뒷일로는 많은 심리적 어려움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마음과 잠의 주기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하는 것에는 이런 까닭이 있다.

그래서 건강은 다 일정한 리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을 하는 것이다. 어떤 것들은 아주 짧게, 어떤 것들은 몇 달이 걸려서, 낮에 혹은 밤에, 봄 여름 가을 겨울, 년 초와 년 말로 다 때가 있고 주기가 있고 리듬이 있다. 마음의 문제가 오면 이런 리듬이 깨트려지기도 한다. 이 수많은 생체 리듬들의 조화를 잘 지켜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건강한 마음과 건강한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