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인 밥을
창가 식탁에 퍼다 놓고
커튼을 내리고
달그락거리니
침침해진 벽
문득 다가서며
밥 먹는가,
앉아 쉬던 기러기들 쫓는다


오는 봄
꽃 밟을 일을 근심한다
발이 땅에 닿아야만 하니까





감상) 어느 날 그대 가슴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울긋불긋 꽃이 피고. 어느 날 마술 같은 열매가 맺고. 나는 그동안 그대 가슴에 잡초 무성할까봐 슬픈 웅덩이가 생길까봐 꽃이 피지도 못하고 떨어질까봐 씨앗도 없는 열매가 주렁거릴까봐 내 계절을 읽지도 못하고…. (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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