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홍 해도119 안전센터장
근래 보기 드문 초강력 한파와 몇 달째 이어지는 건조경보와 더불어 전국적으로 엄청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한 대형화재로 인해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추운 날씨만큼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고 있다

그에 따른 사회가 감당해야 할 손실은 금전적으로 보상하기 힘들 정도이며 그 여파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무심결에 지나쳤던 안전에 대한 염려가 작게는 우리의 보금자리부터 크게는 병원과 스포츠센터 등 주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물까지 확산되어 시민들의 삶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제천화재나 밀양화재 역시 화재를 대비한 소방훈련 및 소방점검을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모든 노력이 대형화재 앞에서는 무용지물에 가까웠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런 대형 화재 발생의 원인은 무엇이겠는가?

원인을 알아야 그에 대한 대책도 수립할 수 있지 않겠는가?

여러 가지 문제점 중 두 가지로 요약해 봤다.

첫 번째 각자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안전의식 불감증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에 선임되어 있는 소방안전관리자는 분명히 자기가 맡은 역할에 대해서 알고 있다.

화재 발생 시에는 자위소방대원을 지휘하고 평소에는 화재에 대비한 소방훈련을 하고 소방시설을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전기관련업체 및 가스안전분야 역시 정기적으로 점검을 충실히 해야 한다.

행정 기관도 분야별 역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이같이 각자 맡은 바 역할에 충실했다면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두 번째로 행정기관의 수동적인 건축물 관리이다.

최근 대형 화재 공통점은 불법 건축물 증축과 내부 구조변경이다.

이런 이유로 화염과 연기가 소방공무원이 손쓸 겨를도 없이 삽시간에 전체 건축물을 뒤덮으면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피난방화시설과 건축물 방화구획만이라도 제대로 관리 됐다면 귀중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평소 안이한 안전의식으로 인해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오는데도 행정기관에서는 불법 건축물에 대한 관리 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모든 문제는 복합적인 원인에서 시작돼 최종적인 피해는 선량한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건축물 관계자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건물에 대한 안전을 책임져야 하고 행정기관도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즐겁게 휴식을 취하러 온 여행지에서 사고를 당하고 치료를 받으러 와 오히려 희생되는 사회는 분명히 제대로 된 사회는 아닐 것이다.

안전은 어느 누구도 자기를 대신하여 지켜주지 않는다.

스스로 지켜야 한다.

하지만 안전이라는 것이 어느 누구 하나의 힘으로는 지켜지지는 않는다.

각자 맡은 바 역할에 대해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얻어지는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