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경영硏 임정석 수석연구원 등 서계 각국 사례 분석
장기적 관점 전략방향 설정·신규사업별 검토·준비 필요

성장 정체기에 들어간 한국 철강산업이 영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다각화에 앞서 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포스코경영연구원 임정성 수석연구원 등이 ‘글로벌 철강사의 사업다각화 추진 사례와 교훈’이라는 22일자 POSRI이슈리포트에서 제기됐다.

임 연구원 등은 이 리포트에서 세계 철강산업이 최근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연간 7억t이상의 과잉능력 문제를 안고 있고, 4차산업혁명 도래로 인한 철강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철강산업도 성장정체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철강산업은 쇠퇴기 진입 따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세계 선진철강국들의 사업다각화에서 성공사례를 찾기가 어렵다며 이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먼저 일본 철강업계의 경우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시 미국 등으로의 수출확대로 위기를 넘겼지만 1985년 플라자 합의에 따른 갑작스런 엔고 쇼크로 ‘복합경영전략’을 수립해 조급하게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으나 대부분 실패하면서 결국 통합화를 통해 경쟁력을 개선시켰다.

구 신일본제철의 경우도 1986년 첫 적자를 경험한 후 1987년부터 반도체 등의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으나 10년만인 1998년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하고, 철강 본업에 집중하면서 사업다각과는 본업 보완형으로 전환했다.

미국 고로업계도 지난 1959년 116일간의 장기파업이후 경쟁력을 잃기 시작하다 1,2차 오일쇼크로 몰락하면서 자원개발 등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철강 본업의 부실화 지속으로 실패를 경험했다는 것.

반면 유럽철강업계의 경우 장기간 철강위기 극복을 위해 EC차원에서 과잉설비 감축과 사업다각화를 유도한 끝에 일부 민간 철강사만 살아 남아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이때 국영철강사들은 사업다각화 대신 설비합리화와 민영화, 역내 통합화를 통해 철강 경쟁력 회복에 나섰지만 결국 서유럽 국영철강업계는 몰락한 반면 민간철강사들은 점진적 제품다각화와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해 생존하거나 업종변신에 성공한 사례가 됐다.

특히 독일 티센크룹의 경우 선제적인 업계 통합화 주도로 철강 경쟁력을 개선하고, 동시에 자본재 기업을 지속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를 도모한 끝에 성공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13년 성장정체기에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 시작해 대표철강사인 바오우강철의 경우 글로벌 빅3를 추진하다 성과가 부진하자 곧바로 적절한 다각화로 조정하면서 사업분야를 집중화시켜 변화를 꾀해 성공사례로 꼽혔다.

임 연구원 등은 이 같은 각국의 사례를 들어 철강산업 주기상 사업다각화 추진은 불가피하지만 본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Cash Cow(성장가능성은 낮지만 수익창출은 안정적인 산업)역할을 할 때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즉 신규 사업다각화의 경우 육성기간이 오래 걸리거나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해 줄 확실한 Cash Cow사업이 있고, 기업경영자원이 여유가 있을 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다각화 전략방향을 설정한 뒤 신규사업별로 충분한 검토와 준비를 거쳐 일관되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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