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전 금감원장 출장 문제삼더니···이완영 의원 22명 피감기관 돈으로 다녀와

지난 2012년 4월부터 최근 3월까지 국회 피감기관의 돈으로 ‘나 홀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국회의원이 20여 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 간 정쟁으로 국회가 개점휴업하면서 ‘깡통 국회’란 오명을 썼던 의원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피감기관 해외 출장이 빈번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회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김기식 전 금감원장의 사퇴 논란 출발점이었던 ‘국회 피감기관 지원 단독 해외출장’ 문제는 국회의원 해외출장을 전수조사하자는 국민청원이 일기도 했다.

17일 모 언론이 공개한 피감기관의 지원으로 혼자 해외출장을 간 의원은 모두 22명이다.

이 중에는 지난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 위기(벌금 500만 원, 집행유예 2년)에 놓인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도 포함됐다.

이 의원은 한 차례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갔지만 당시 보좌진까지 대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의 경우, 2013년 7월 1~5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당시 산업인력공단이 항공료 1,070만 원과 체류비용 969만 원, 비서관 항공료 222만 원을 지원했다.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2차례에 걸쳐 해외출장을 간 것으로 집계됐다. 그는 13년 7월, 15년 6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각각 일본과 영국·케냐·탄자니아, 프랑스 등을 다녀왔다. ‘코이카 협력사업 현장시찰’, ‘한-불포럼’ 등이 출장 이유였다.

정병국 의원실은 “코이카 현장시찰 출장은 당시에 아무도 가고 싶지 않아 해서 가게 됐다”면서 “의원실 측에서 먼저 출장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도종환 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신상진 의원은 각각 두 차례 단독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이밖에 민주당 이석현 의원, 김경협 의원과 한국당 이완영 의원, 김정훈 의원, 정우택 의원, 유기준 의원, 정양석 의원 등도 각각 한 차례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홀로 해외출장 길에 올랐다.

상직 전 의원(민주당, 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도 2013년 8월 12~17일 국가보훈처의 지원을 받아 캐나다와 멕시코, 미국 등을 다녀왔다. 국외독립운동 사적지 시찰이 목적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한-일 포럼’이나 ‘한-캐나다’, ‘한-싱가포르’ 등 특정 국가와의 포럼에 참석한다는 명목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일부 의원실은 해당 포럼에서 초청을 받았거나 해당 국가의 전문가 자격으로 출장을 갔다 왔다고 항변하며 외유성 해외출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외유성 출장으로 비치는 출장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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