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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인술 오천고교사
오월은 사람들의 삶을 젊고 푸르게 진동시키는 마력이 있는 계절이다. 삶의 가치와 소중함을 가르쳐주신 기억 속의 선생님들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바람에 흩어지는 꽃향기 가득한 오월의 생동감이 주는 의미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슴으로 전하여 공감과 소통이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며칠 전 스승의 날은 1965년 세종대왕 탄신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정하여 ‘우리 겨레의 가장 큰 스승’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스승은 가르쳐서 이끌어주는 사람으로 스승의 가르침은 지식보다 도덕적 감화라는 의미가 더 크지만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 수록 높아만 지네’라고 노래하면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시대는 지나갔다. 존사애제(尊師愛弟)의 마음은 사라지고 교사에 대한 사회적 존중과 권위는 땅에 떨어져 축하받지 못하고 정이 사라진 스승의 날을 차라리 휴업하라, 폐지하라는 냉소와 카네이션 한 송이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할 수 없는 현실이다. 청렴사회도 좋지만 편지 한 통도 받지 못하며 종이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법으로 따져야 하는 현실에서 스승의 날 폐지 청원을 하는 교사들의 자조는 교단의 슬픈 자화상이다.

공자(孔子)는 제자인 자로(子路)를 동생처럼 여기고 자로는 스승을 형처럼 여기고 애정으로 감싸 주면서 제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교육을 했다고 한다. 교육현장의 교사들은 열정을 역동적으로 실천하고 있지만 여전히 차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시선에 대한 불쾌함은 교육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교사들에 대한 사기진작과 존중하는 분위기가 넘치도록 특단의 살아있는 교권 확립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어쩌다 한국사회가 학생 학부모 교사의 관계가 단단히 틀어졌는지 모든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금지한 부정 청탁금지법은 인성교육이 사라진 우리 사회의 불신의 깊은 뿌리가 깊이 내려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대부분 교사의 진정성마저 의심하는 불신의 프레임은 극복해야 할 숙제이다.

우선 교사 마음속의 패러다임이 바뀌어 스스로 교육 주체임을 자각하고 학생과 어떻게 소통하고, 어떠한 관계 맺음을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인간의 지식과 인성교육에 미치는 선생님의 영향력은 총체적인 것으로 사랑이 넘치지 않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누가 뭐래도 교육의 수준은 교사의 열성에 좌우 된다. 신명 나게 가르치면서 배울 수 있는 판을 펴줘야 수준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다. 이제는 가르치고 배우는 일방통로가 아니라 함께 배우고 함께 만들어 건전한 상식이 통하는 협력적 관계가 필요하다. ‘현명하게 행동하면서도 스스로 현명하다고 과시하지 말라’는 장자의 말처럼 청렴한 스승상을 만들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노력이 있어야 타자의 시선도 성숙하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제 교사들의 사기를 생각하는 성숙한 사회 분위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교사들은 멀리보고 깊게 생각하는 ‘스승’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학생들은 성장의 도모자인‘스승’을 존중하는 제자가 되어 관계를 인정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만물이 생장하는 5월처럼 교단의 생명력이 넘치도록 성찰과 미래가 있는 다짐을 다시 찾아내어 기본을 갖춰야 격(格)의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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