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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석 구미지역 위원회 위원·정치학 박사
4대 문명의 발상지는 이집트 문명과 인도, 중국. 그리고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다. 인류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이들 문명은 하나같이 큰 강을 끼고 있었다는데 공통점을 같이 한다. 나일강과 인더스강. 황하. 유프라테스강. 티그리스강은 그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인류의 번영에 절대적 역할을 하였다. 때로는 중요한 교통의 수단으로, 풍부한 물은 관개농업의 발전으로 전개되어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학자들은 인류의 기원과 문명의 발상은 강에서 나오는 풍부한 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으며, 도시의 성장과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고 신체 활동에 필요한 필수적 요건이 물이라는 공통적 연구 분석을 발표하였다.

기후변화와 급속한 인구증가로 인해 인간의 삶에서 불가결한 물은 식량 자원과 함께 안정적인 확보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인간의 역사는 물과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물 관리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자연환경의 변화는 현대판 치수정책으로 국가경영의 중요한 한 축이 되고 있다. 한정된 자원의 영향을 받는 우리의 좁은 국토와 인구의 밀도는 지역이기주의를 만들어 때로는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포플리즘 공약을 양산하기도 한다.

대구시장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의 구미취수원 관련 발언으로 인해, 구미시민의 분노와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리와 당략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구미에 거부할 명분을 주지 말고, 구미를 설득하고 집중하자”며 같은 당 경북지사 후보와 같은 당 구미시장후보가 당선된 후 전향적으로 이 문제를 풀기로 약속했다는 발언이다. 당사자인 구미시민의 입장에 서 볼 때 심각한 발언으로 이미 구미시민의 분노를 각오하고 지역 이기주의를 표출한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님비현상’이란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자기중심적 공공성 결핍 증상을 말한다. 광역도시의 대구가 같은 수질의 물을 취수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왜 자신들 마당에서는 안 되고 남의 마당을 탐내는가에 대한 분노인 것이다. ‘정치는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고 하지만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정치인의 발언은 폭력이며 횡포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터전에서 권위의 배분은 상대의 이해가 동반되어야만 공평하다. 지역정당의 기득권에 안주하여 광역도시가 중소도시를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정치적 행위는 정의롭지 않으며 상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인 것이다.

상수원보호구역은 상수원 확보와 수질보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으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후에는 엄격한 행위제한을 적용받아 그 규제 강도가 다른 어떠한 규제보다 강력하다. 또한 시차를 두고 지정면적이 증가해가며 건축행위는 물론 농작물 경작이나 축산업 등 도시의 성장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당연히 재산권을 보호하는 헌법의 목적에서, 불합리하며 주변 보호구역 주민들에 대한 재산권 침해에 따른 보상이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다만 직접 보상 대신 주민지원사업으로 우회하여, 피해에 따른 일부 손실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으나 재산권 소유자의 피해 정도와는 엄청난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앞마당이 싫어 남의 마당을 빌리고자 하는 심보도 고약하거니와 꼭 빌려야 한다면 그 집주인과 식구들의 이해를 먼저 구해야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도 6·13 지방선거의 이슈로 삼으려는 일부 무책임한 포플리즘의 기득권 정치인의 발언은 자신들의 이익에만 치중하는 지역이기주의이며 지역당의 무책임한 권위주의이다. 밥은 굶어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지만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생명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물은 자원이며 신이 내린 생명의 필수적 에너지요소이다. 물을 두고 벌어지는 지역이기주의에서 시민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이 거론된, 기득권 지역정당 시장후보 당사자의 정확한 해명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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