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방지청 "29일 오후 7시까지 응우라라이 국제공항 폐쇄"
"발리 이착륙 항공편 446편 취소…7만3천여명 영향 받을 듯"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최고봉인 아궁 화산이 분화해 화산재를 뿜어올리면서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이 일시 폐쇄됐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29일 오전 3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의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선 239편과 국제선 207편 등 발리 이착륙 항공편 446편이 취소돼 7만3천928명의 승객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궁 화산은 지난 27일 밤 10시 21분께 분화해 상공 2천m까지 연기를 뿜어올린 것을 시작으로 대량의 화산재를 뿜어올리고 있다.

수토포 대변인은 “분화구에선 화산재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으며, 용암의 붉은 빛도 관측된다”면서 “상황에 따라 공항 폐쇄가 연장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산재가 확산하면서 인근 동(東) 자바 주 바뉴왕이와 즘베르 지역 공항도 잇따라 운영이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재난당국은 인근 상공의 항공운항 경보 단계를 ‘주황색’으로 상향하면서도 분화 자체의 위험성은 크지 않다면서 화산 경보단계는 4단계 중 2단계인 ‘주의’를 유지했다.

하지만 아궁 화산 주변에서는 공포에 질린 주민들이 잇따라 안전지대로 몸을 피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분화구에서 약 4㎞ 떨어진 마을에 사는 이 크툿 원텐(57)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용암 불빛을 보고 어젯밤 가족들과 급히 대피했다”면서 “(아궁 화산에선) 계속 진동이 일고 간혹 폭음도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높이 3천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이 마지막으로 대규모 분화를 일으킨 1963년에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산기슭 주민들이 대거 휘말려 1천100여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아궁 화산은 이후 50여년간 잠잠하다가 작년 9월부터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다.

같은해 11월에는 아궁 화산이 뿜어낸 화산재에 항공 교통이 마비되면서 10만명이 넘는 여행객이 발리에 발이 묶이는 사태가 초래된 바 있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는 인도네시아에는 약 130개의 활화산이 있어 지진과 화산분화가 자주 발생한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