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열 경북교육발전기획단장 인터뷰

▲ 장규열 경북교육발전기획단 단장이 한동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경북 교육이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섰다.

새로 취임한 임종식 경북도 교육감은 ‘경북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표준’이 될 것을 천명한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육성, 교육 공공성 강화와 인간 존엄성 상실에 따른 인권 교육 등 맞닥뜨린 숙제 또한 적지 않다.

임 교육감과 후보 단일화에 합의,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향후 경북 교육 로드맵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경북교육발전기획단 단장에 9일 취임한 장규열 (61·사진)한동대 교수를 만났다.

△경북교육발전기획단장 취임을 먼저 축하한다. 기획단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도정 인수인계 당시 그러셨지만 임종식 경북교육감도 인수위를 구성하지 않으셨다.

기획단은 인수위의 성격을 함께 가지면서 조언·자문을 하는 조직으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임 교육감의 리더십 지원과 교육정책 로드맵 구상, 인사·예산의 방향성 정리 등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경북교육발전기획단은 경북 교육 방안을 모색하고 미래 교육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본격 출범, 성공적인 운영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단은 저를 단장으로 전문위원 7명·자문위원 16명·기획실무위원 15명 등 총 39명의 학계·교육 전문가·학부모, 각급 학교장·외부 전문가 등이 망라돼 있다.

△경북 교육 발전을 위해 임 교육감과 단일화도 성사됐다. 경북 교육 발전 방향성은 어떤 것인가.

-임종식 교육감의 교육정책 기조와 실천 의지 등에 공감하면서 단일화를 하게 됐고 결과적으로도 잘된 것 같다. 또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적극적으로 선거 유세에 동참하는 등 선거 운동을 즐겁게 한 기억도 남는다.

정책 분야에도 상호 뜻이 잘 맞추며, 원만하면서 차분하게 정책 공조를 해 나갈 예정이다.

임 교육감이 강조했고 또한 함께 앞으로 추진할 경북의 교육 정책 핵심은 ‘따뜻한 교육 변화 ’다.

급격한 변화 대신 경륜과 역량을 토대로 안정적 기조 속에 학생과 학부모·교사 등이 실제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를 도모하며 온기(학생의 인간 존엄성과 가치 실현 등)가 있는 교육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추진하겠다.

교육감의 지론 중 일선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숫자나 등수’ 등 지표 달성이나 평가를 위해 억지·전시 성과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 인상 깊었다.

이를 바탕으로 본질적으로 경북 교육을 바꾸고 실효적으로 학생들을 돕고 적극적으로 교육 변화, 교육 개혁을 일궈 낼 텃밭을 가꾸겠다.

또 교육은 좌·우 이념에 치우치면 안 된다는 교육감의 뜻에 크게 공감한다.

교육은 학생 미래를 위해 그릇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하며 다양한 경험과 지식의 일환의 하나로 진보·보수의 개념만 가르쳐야지 이념에 매몰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이처럼 뜻이 잘 맞는 임 교육감과 단일화의 모범, 새 지평을 열며 협치·융합 정신으로 경북 교육 본질 회복, 학생 미래 위한 교육 발전에 전력으로 돕겠다.

△ 교육 철학은.

-최근 아시아나 기내식 사태와 관련해 협력업체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줬다. 21C, 세상 문명은 크게 발전했고, 4차 산업 혁명도 좋다지만 사람이 죽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만큼 인간 존중, 즉 인성(人性) 교육이 무너지면 안 되며 대두 되는 학교 폭력 문제도 이와 관계가 깊다.

‘글로벌 교육’도 평소 지론이다.

학생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지방에 한정된 시점·경험만으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확률이 높다. 학생이 세상을 바로 보는 넓은 시야,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고 자신의 삶을 위한 다양한 경험을 교육하는 ‘글로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주창하고 있다.

또 정실·인맥·학맥을 통해 교육계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인사(人事)가 이뤄진 것이 사실이다. 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갖추고 모든 교육 가족들이 능력에 따라 엄정하게 평가받는 인사 문화에 방향성을 잡고 인사 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

경북은 또 안동·경주 등 문화유산이 풍부하며 유교에 뿌리는 둔 상호존중·경로사상·자녀교육 등 정신문화의 보고다.

이러한 역사적 유산을 ‘뿌리 교육’의 자산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책으로만 배우는 것보다는 현장 교육과 현실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프로젝트 교육’을 비중 있게 하고 있다.

경북 교육에 이를 잘 접목하고 싶다.

△포항 구룡포중 설립자 조부 장기택 선생은.

-조부 장기택 선생은 구룡포어업조합장(현 수협조합장)이던 지난 1948년, 보통학교(현 초등학교)만 있던 어촌마을 구룡포의 현실을 안타까워 해 ‘어민들의 어획고 일부를 학교 건립에 기부하자’고 주창하며, 솔선수범 사재를 출연해 구룡포중학원 (현 포항과학기술고등학교)를 설립했다.

조부께서는 임종 전 저를 불러 “평생 어업 조합장은 물론 양조장 등 많은 경험을 했고 사업도 해 큰돈을 벌어 봤지만 지금은 다 생각이 안 나고 구룡포 중학교를 세운 것만 기억이 남는다”고 하셨다.

구룡포 주민들이 학교를 건립해준 자신에게 보낸 감사의 마음과 ‘배우는 즐거움’을 느낀 학생들의 모습이 큰 보람으로 남았으리라 짐작된다. 사람을 기르는 일이 그만큼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해석된다. 교육이야말로 사회를 살리고 미래를 열기에 교육이 그 어떤 가치나 행위보다 무겁다고 생각한다.

◇ 장규열 단장 프로필

장규열 단장은 1957년 서울 출생으로 은석초, 보성중 신일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영문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 대학원 언론홍보학 석사, 동 대학원 매스미디어학 박사를 거쳤다. 특히 그의 조부인 장기택 선생은 포항 구룡포중학교 설립자이며 아내 차혜명 씨는 포항 선린대 교수(교육학 박사)로 재직 중이고, 외가는 안동 도산면 송곡고택으로 경북 지역과의 인연도 깊다.

주요 경력으로는 미국 페퍼다인(Pepperdine) 대학교 교수, 한동대 총장비서실장과 대외협력처장, 포항시 축제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동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미래경북전략위원, 울산광역시 정책자문위원, 포항시청소년재단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