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황금동 황금초 주변 도로포장 공사 '속전속결'
1t 작업복 착용 10~20년 호흡으로 빠르게 파인 도로 매꿔

▲ 16일 오후 3시 대구 수성구 황금동 한 도로에서 도로 포장 중인 작업자 한 명이 140℃의 아스팔트 콘크리트를 T자형 도구로 펼치고 있다.
“여기에 달걀 하나만 던져 보소. 바로 익어버립니다”

16일 오후 3시 대구 수성구 황금동 황금초등학교 주변에서 도로포장 작업을 벌이던 한 작업자가 아스팔트 콘크리트 열기를 전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36.1℃. 체감기온은 40℃에 육박했다. 살이 익을 듯한 날씨 속에서 총 6명이 도로포장 작업에 투입됐다.

가뜩이나 높은 기온에 아스팔트 콘크리트 열기까지 더해지면 작업자들이 받는 온도는 140℃에 육박한다. 물을 끊이는 온도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셈이다.

작업자들은 눈 주위를 제외한 신체 곳곳을 꽁꽁 싸맸다. 피부가 직접 드러나면 콘크리트 열기에 살이 익기 때문에 긴 소매의 작업복을 입는 것이다. 챙이 넓은 모자를 눌러쓰고 작업 중 발생하는 먼지를 막기 위해 마스크로 입 주위도 막았다.

공장에서 아스팔트 콘크리트가 도착하자 작업자 2명이 파인 도로에 콘크리트를 골고루 분배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튄 콘크리트도 현장 작업자들의 섬세한 손기술로 빠르게 채워졌다.

그 뒤로 작업자 한 명이 중장비를 동원, 펼쳐진 콘크리트를 한 차례 눌러준다. 이 과정도 쉽지 않다. 무게가 80∼100㎏부터 1t에 달하기 때문에 옷 사이로 살짝 드러난 작업자 팔뚝에 힘줄이 돋는다.

깊게 팬 주름 사이로 흐르는 땀을 훔친 작업자들이 빠른 속도로 작업을 벌였다. 10∼20년 동안 맞췄던 호흡으로 빠르게 파인 도로를 메꿔 나갔다. 아스팔트 길 위로 살며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속에서도 두꺼운 작업화를 신은 인부들이 1m씩 전진했다.

작업을 이어질수록 온몸에서 땀이 흘러 작업복 색이 짙게 변했다. 볼을 타고 흘러내린 땀은 100℃ 이상의 콘크리트에 닿자 곧바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남억(46) 현장 소장은 현장에 투입된 대부분 작업자와 10년 이상 함께 일해 왔다. 힘들 법도 하지만, 도로포장 경력 16년 세월 동안 해마다 겪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남 소장은 “저뿐만 아니라 5명의 도로포장 작업자 대부분이 10∼20년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여름철 작업은 익숙하다”면서 현장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이날 마쳐야 하는 작업 구간은 폭 90㎝, 길이 200m의 도로다. 땅속 낡은 수도관을 교체한 후 도로를 포장하는 작업인데 이어진 무더위가 작업자들의 갈증을 더했다. 포장하는 내내 덮치는 콘크리트 열기도 만만치 않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했지만, 작업자들이 수시로 물을 들이켜는 모습에서 힘들 수밖에 없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작업 시작 전 현장에는 식수 60ℓ를 가져나 놓는다. 1인당 하루 10ℓ를 먹는 셈이다. 그만큼 수분이 빨리 없어져 보충하지 않으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작업을 미룰 수는 없다. 더운 날씨에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면 민원으로 이어지고 결국 작업자들만 힘들다.

남 소장은 “힘든 일이지만 세상에 꼭 필요한 직업 중 하나다”며 “젊은 인력이 많이 부족한데 나라에서 공사 현장 직종에 대한 인식 개선이나 지원을 해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희망 사항을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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