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보현산댐 녹조현상 확산···주변 관광지 피해 직격탄 우려
수자원公 불순물 제거·수질조사
보현산댐 아래 보현천 강가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 고디를 주우며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전형적인 농촌이다.
댐 공원 주변에는 일하시는 분들이 주말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잔디 잡초를 제거하는 등 이 더운 여름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공원에는 축구장과 형형색색의 동물 모양 카라반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서 있는 모습이 주변 산과 잘 어울린다.
또 댐 입구 아촌은하수마을은 수몰된 이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이때만 해도 조용하고 한적한 농촌의 전원 풍경을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댐 정상에 올라서자 녹조로 변한 물을 보고 그동안 느꼈던 평온하고 여유로운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졌다.
영천시에서는 골짜기인 화북면의 깨끗한 물이 왜 이렇게 변했지 의문이 들어 주변 일대를 둘러봤다.
보현산댐 전체가 녹색으로 변해 있는가 하면 수문 주변에는 불순물들이 떠 있고 중앙에는 기름띠를 제거하는 띠 같은 것들이 댐을 가로질러 쳐져 있다. 댐 정상 주변에는 옛 마을을 기억하기 위해 ‘향수 그리고 추억의 공간’이라는 비석을 세워 마을의 사진들을 돌에 새겨뒀다.
그런데 옆 전망대와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은하수마을에 올라가면 보현산댐 물 전체가 녹색으로 변해 녹조현상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입석리 주민은 “예전에는 물이 맑고 깨끗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고는 “댐 공사로 건물들과 주변 시설물은 잘해놓고 좋아졌지만 물은 더 더러워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또 녹조현상과 관련해서는 “최근 장마가 끝나고 며칠 만에 강물에 녹조가 보이기 시작했고 이에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댐 정화 차원에서 불순물들을 제거하고 수질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에는 약간의 녹조현상은 보여지만 이렇게까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최근에 내린 비로 댐 최상류인 용소리까지 물은 가득 찼지만 짙은 녹색을 띠고 있는 강물을 보니 마음이 답답하다.
물은 인간의 생명수이고 또 물은 흘러야만 정화되고 자연이 순환되는 것인데 인간에게 이롭고자 만든 댐이 반대로 해로움을 끼쳐서야 되겠나.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이 배를 타고 다니면서 수질조사를 하고 있다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신속히 원인을 파악해 해결해 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