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 책임있는 사과 요구…"자식을 믿고 맡길 나라다운 나라 만들어야"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6항공전단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1사단 마린온 헬기 잔해 보존 현장이 언론에 공개됐다. 이날 현장 공개 후 유가족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된 가운데 박모(20)상병의 아버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 희생자 유족들은 사건 진상조사, 사고 원인 규명과 군 당국 등의 책임 있는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

20일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 유족들은 포항 해병대 1사단 도솔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이 말하는 한편, 해병대 사고 조사위원회에 민간 전문가를 현재 인원에 절반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영진 변호사(숨진 박재우 상병 삼촌)는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 원인을 밝혀 궁극적으로 사고 책임자의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정확한 문제원인을 찾아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 발생 후 3일이 지나도록 유가족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받은 적 없다”며 “정부 당국의 책임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사고 조사를 위해 해병대 사고 조사위원장은 유가족이 지정하며 조사위원회는 이해 당사자가 배제된 중립적 민간 전문가들이 전체 위원의 절반 이상으로 구성 할 것을 요구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또한 유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포함됐다.

유가족은 “사고 헬기를 제작한 KAI 대표는 유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모든 관련 자료를 제공해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조사 과정과 내용을 언론과 유가족에게 지속적으로 공개해 투명하고 의혹 없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마린온 추락사고 유가족들이 요구한 ‘조사위원회 민간 전문가 참여’ 부분을 반영키로 결정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20일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유가족과 만나 민간 전문가를 사고조사위원회에 포함하도록 했으며 현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가족은 끝으로 “우리 가족의 희생이 이번 사건의 정확한 조사와 문제원인을 밝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며 “가족(자식)을 믿고 맡길만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데 국민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해병대 1사단은 마린온 헬기 잔해 보존 현장을 언론에 약 20분 간 공개했다.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6항공전단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1사단 마린온 헬기 잔해 보존 현장이 언론에 공개됐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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