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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만 세입자 주거인권 보장해야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등록일 2018년09월19일 15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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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이유는 딱 하나다. 국민 행복의 증진과 생활안정이다. 국가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보장하는 데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 국가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힘들고 고통스럽게 사는 사람이 있다는 건 국가가 실패했다는 증거다.

국가는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키지는 못하더라도 국민이 더 이상 불행하게 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은 해야 한다.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국민이 불행하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는 정부가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뜻이다.

국민 가운데 적어도 3분의 2는 주거문제로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집을 소유하지 않는 사람은 늘 불안한 삶을 살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얹혀사는 사람의 고통도 세입자들의 삶 못지않게 고통스럽다. 노숙인, 시설거주자 그리고 지하 옥탑방 고시원 쪽방 거주자들은 더욱 고통스러워한다. 외국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은 주거 공간도 제대로 없이 비닐하우스, 간이 시설 같은 데서 거주하고 있어 화재에 상시 노출되고 있다.

한국 국민 가운데 196만 다주택자 가구와 ‘빚이 없는 자가 거주자’ 빼고 거의 모든 사람이 주거 문제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보증금이 적어 월세를 많이 내는 사람은 더욱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국회를 보면 주거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 불감증’에 걸려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역대 정권은 주거 문제를 포함한 민생 문제엔 관심이 없고 권력 유지에 급급했다. 주거 문제가 심각할수록 돈을 더욱더 긁어모을 수 있는 주거 기득권층은 주거 현실을 즐기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주거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주거복지로드맵’을 제시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집값 폭등을 막지 못했다. 주거 문제로 고통받아온 2,400만 세입자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전월세 폭등 시대가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 밤잠을 설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에는 기대도 좀 했었는데 요즘 하는 행동을 보면 정부가 국민의 주거 현실을 알고 있기는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거 문제를 해결하려면 주거 인권을 침해하는 제도부터 없애야 한다. 시민 사회 쪽에서 오래 전부터 제기해온 전월세 상한제, 공정임대료(표준임대료), 계약자동연장제를 도입하여 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세입자 가구의 주거 불안과 고통을 덜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바꾸면 갭 투기를 원천 봉쇄하고 부동산 투기를 어렵게 만들어 집값 폭등을 막을 수 있고 세입자 가구의 삶은 크게 변할 것이다.

이들 주거 안정 제도를 도입하는 데는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저항 세력이 큰 것도 아니다. 개혁 의지와 주거인권 실현 의지, 서민 중심 사고만 있으면 도입할 수 있다. 13일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대책이라면서 종부세를 강화하고 대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내어 놓았다.

종부세를 올리면 다주택자들은 전세, 월세를 올려 세금 부담을 세입자 가구에게 전가할 것이다. 대출 규제는 자가 소유에 대한 부담을 줘서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세입자 가구의 삶은 더욱 팍팍해진다. 종부세 인상과 동시에 전월세 상한제, 계속 거주권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이다. 일은 짜임새 있게 해야 한다.

국민이 촛불을 들어 대통령을 교체하는 결단을 내린 것은 기득권층 좋으라고 한 행동이 아니다. 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다 같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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