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재만 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후종인대골화증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보이는 이 질환은 유병률이 높은 한국과 일본에서 수술적 치료가 가장 많이 연구된 곳으로 꼽힌다.

척추는 한 덩어리로 되어 있지 않고 척추뼈 분절마다 관절과 디스크로 서로 연결돼 있다.

이를 더 잘 연결되도록 잡아주기 위해 경추부터 요추까지 기다란 인대가 전·후방으로 위치하고 있는데, 이 중 경추부 및 흉추부의 후종인대(후방인대)에 병적으로 석회화 침착이 생기면서 만성적인 척수 압박으로 척수 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바로 후종인대골화증이다.

후종인대가 뼈처럼 딱딱해지고 두꺼워지면서 뇌와 연결된 척수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다.

후종인대는 경추뼈를 후면에서 지지하고 유연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골화가 되면 유연성이 떨어지고 자주 경직이 오거나 경추통을 유발할 수 있다.

미세한 손의 움직임(젓가락질, 단추 끼우기 등)과 배변 이상 또는 휘청거리며 걷는 보행 장애를 보이게 되고, 신경근을 압박하게 되면 경추통, 상지의 통증 및 저림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경미한 사고를 겪은 후 심한 사지 마비나 호흡곤란, 혈압 저하 등 척수성 쇼크가 발생하여 응급실을 찾을 때도 있으며 때로는 아무 증상이 없이도 경추부의 단순 X-ray 촬영이나 CT 등에서 우연히 발견될 때도 있다.

하지만 진단이 되었다고 모두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경증인 경우에는 소염진통제나 신경 관련 약물로 증상을 완화토록 하고,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경과를 관찰하게 된다.

마비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거나 보존적 치료에 효과가 없는 통증, 척수증 증상 등이 보일 경우에는 수술로 척수신경을 감압해야 한다.

또한, 증상이 없더라도 MRI상 척수음영 신호의 변화를 보이거나 척수의 압박이 명료하게 존재할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후종인대골화증의 수술 방법에는 전방접근법과 후방접근법이 있다.

골화증이 국소형, 분절형인 형태로 디스크 1-2분절에 심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경추부 디스크 수술처럼 추간판 제거 또는 척추체 제거술 후 골화병소를 제거하고 유합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를 전방접근법이라 한다.

반면 골화증이 다분절에 걸쳐 연속적이거나 혼합형인 경우에는 후방접근법으로 후방감압술을 시행한다.

경추부 곡선의 상태에 따라 수술이 달라지는데, 경추부의 일반적인 곡선이 양호하면 척수를 덮고 있는 후궁이라는 뼈를 들어 올려 척수가 지나는 척추 공간을 넓혀주는 후궁성형술을 시행한다.

경추부 곡선이 양호하지 않은 경우에는 후궁을 제거한 후 후방에 나사를 고정해 유합할 수 있는 후궁 제거 및 유합 수술도 가능하다.

아쉽게도 후종인대골화증이 악화하는 것을 지연시키거나 사라지게 하는 약은 아직 없다.

따라서 40~50대 이상의 남성에게 후종인대골화증의 증상이 보이면 정기적인 진단을 통해 악화 여부를 확인하고 수술이 필요한 시기를 잘 판단해야 한다.

또한, 외상에 유의하고 심하게 과신전, 과굴곡하는 운동이나 활동은 미리 피하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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