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둥류도 50% 이상 오염돼 전국 주요 해양도시 중 가장 심각
바다 양어용 배합사료 사용 재검토 등 대책 마련 목소리 고조

포항 앞바다에 사는 담치류(홍합) 4개 중 3개에서 유전자변형생물(GMO) 유전자가 검출됐다.

또한 깜장 각시고둥, (구멍) 밤고둥, 군부류 2개 중 1개에서도 GMO 유전자가 검출되는 등 포항 앞바다의 GMO 오염이 전국 주요 해양 도시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9일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2017년도 해양수산용 유전자변형생물체 안전관리 보고서’ 결과다.

앞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부경대학교, 국립수산과학원 등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충남 당진시 송악읍 고대1리, 거제시 남부면 다포리 등 동해, 서해, 남해 3곳, 그리고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제주시 용담 3동 등 총 5곳에서 GMO 유전자 검사를 했다.

연구진은 갈고둥, 군부류, 굴, 담치류, 소라게, 애기삿갓조개, 거북손 등 30여 가지의 다양한 해양 무척추동물을 채취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종합효소 연쇄반응법을 이용해 GMO 유전자를 검출했다.

그 결과 포항 담치류에서 GMO 유전자인 tNOS 출현율이 75%에 달했다. 또한 깜장 각시고둥과 (구멍)밤고둥, 군부류 50%에서도 또 다른 GMO 유전자인 CaMV p355가 검출됐다. 두드럭배말의 GMO 유전자 출현율도 33.3%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지역별로 GMO 유전자 검출비율이 높은 해양 생물은 거제 좁쌀 무늬(총알)고둥 50%, 당진 (구멍)밤고둥 41.7%, 서귀포 배무래기 58.3% 제주시 소라게 36.4% 등으로 우리나라 모든 바다가 GMO 유전자로 오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어류양식을 위해 사용되는 양어용 배합사료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해양수산부가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양어용 배합사료 사용량은 2008년 7만1426t에서 2014년 8만6175t, 2017년 9만8207t으로 꾸준히 늘었다.

김 의원은 특히 해양생물에서 GMO 유전자 검출은 양식장의 유무와 관계없이 나타나 이미 전국의 바다가 GMO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김 의원은 “GMO 유전자는 양식장이 밀집한 서귀포 조개류에서 8.3%~33.3%, 양식장이 멀리 떨어진 충남 당진 조개류에서도 8.3%~25% 검출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바다 생태계는 육지와 달리 GMO 오염이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는 만큼 바다양식용 사료에 대한 GMO 사용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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