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여만 원 빼앗아 달아난 강도 3시간 30여 분 만에 붙잡아
경찰, 분석 결과 A씨 범행 순간 일거수일투족 고스란히 기록돼

22일 경주시 안강읍 안강산대리 새마을금고 강도 용의자인 김 모씨(46)가 동국대 경주병원에서 위세척 등 의료진의 진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씨가 의식을 찾는대로 범행 동기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커텐사이로 보여지는 용의장의 모습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22일 경주시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흉기로 직원을 찌른 후 2400여만 원을 빼앗아 달아난 강도가 3시간여 만에 경찰에 검거된 데는 CCTV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안강읍 모 새마을금고에 침입해 직원 2명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현금 2400여만 원을 빼앗아 달아난 A(46) 씨를 범행 발생 3시간여 만에 검거했다.

이날 A씨는 3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새마을금고가 문을 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자와 마스크 차림으로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직원 2명을 다치게 하고 현금 2400여만 원을 털어 달아났다.

A씨는 새마을금고로 들어와 곧바로 남자 직원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힌 후 미리 준비한 검은색 가방에 현금을 담아 달아났다.

불과 1~2분 짧은 시간에 범행을 저지른 A씨는 새마을금고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미리 세워둔 차를 타고 달아났다.

당시 새마을금고에는 남자 직원 2명, 여자 직원 1명이 있었지만 경비원이나 청원경찰은 없었다.

A씨가 휘두른 흉기에 B(46)씨와 C(38)씨 등 남자 직원 2명이 각각 가슴과 팔을 찔렸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사건이 발생하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주요 지점에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새마을금고와 인근 CCTV 및 차량 블랙박스 등의 분석을 통해 곧바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강도가 달아난 직후 새마을금고 주변에서 차 1대가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차 번호를 계속 추적해 소유주를 확인하고 이날 낮 12시 50분께 경주시 안강읍 A씨 집에서 혼자 있던 A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A씨는 약물을 과다하게 복용하고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그가 강탈한 현금 2400여 만 원도 회수했다.

또한 A씨가 타고 달아난 차는 집 근처에서 발견됐고,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피가 묻은 흉기도 A씨 집에서 찾았다.

이처럼 범행 발생 3시간 30여 분 만에 경찰에 붙잡힌 A씨의 범행 순간이 새마을금고 정문 앞 사거리에 설치된 방범용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었다. 경주시 통합관제센터에서 운용하고 있는 이 CCTV에는 A씨가 금고로 연결되는 2차선 도로 끝지점에서 나타나 금고 정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파란색 계통의 바지와 검은색 조끼에 검은 모자와 흰마스크를 착용한 A씨는 오른손에 커다란 가방을 들고 도로를 가로질러 인도를 따라 서서히 금고로 다가와 정문으로 들어갔다.

금고로 들어간 A 씨는 정확히 1분 37초 만에 다시 CCTV에 모습을 나타냈다.

들어갈 때와는 달리 오른손엔 가방, 왼손에 흉기로 보이는 기다란 물건을 들고 허둥지둥 뛰쳐나와 곧바로 도로 건너편 인도로 달려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였다.

한편 현재 경주지역에는 범죄예방을 위해 2500여 대의 CCTV가 설치돼 있으며, 경주시통합관제센터에서 44명의 관제요원이 24시간 관제를 하고 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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