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제5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 동상

▲ 김진혁作

영주 사람 우스개는
미소가 담담한 맛이라 좋다.
부석사에서 누리는 호사 중에 달밤은 어떤가?


밤 이슥하면
동구 밖에 흐드러진 하얀 사과꽃 보려고
몰래 안양루 다락을 넘자,


어둠은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한참이나 미련하게 기다려주었다.


이윽고
털 보송보송한 사과나무 우듬지에 걸린


보름달 휘영청,


석축 넘어 뒤란으로
살금살금 까치발 내려서니,


어라!


참선하는 동자승 정수리가 아닌가!


그 뒤로 달은 한사코
부석사 담은 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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