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조정 소소위 활동 마무리
'4조 세수 부족' 여야 충돌 여전

▲ ‘예산심의 협상’ 입장 밝히는 각당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사진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4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하기 위해 운영위원장실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각각 답하고 있다. 연합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이 이틀이나 지났지만 4일에도 여야 갈등 속에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주도한 정부 예산안 본회의 상정에 야당이 반발하면서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대립은 더욱 첨예해진 상태다.

민주당은 하루라도 빨리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충실한 예산 심의를 위해 정기국회 회기 내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7일 처리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이 조속한 예산안 통과에 힘쓰는 민주당을 압박하는 카드로 선거제 개혁 공조를 강화하면서 예산 정국은 더 꼬이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야 3당의 공조 행보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예산심사가 전면 중단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으나 여야 합의로 수정 예산안을 도출하기까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4조 원 세수 부족을 둘러싼 여야 갈등도 아직 봉합되지 않았고, 일자리·남북협력·특수활동비 예산 등 해결해야 할 쟁점 사안도 많다.

이에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시라도 빨리 심사를 마무리 짓고 오늘이라도 본회의를 열고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당 회의에서 “한국당은 시간에 쫓겨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대충 건성건성 할 경우 국민의 고통이 두세배로 늘어난다는 점을 깊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의도 정가에서는 한국당을 제외한 중소야당이 예산안 처리와 선거제 개혁 연계 방침을 분명히 한 점이 예산 정국을 더욱 복잡하게 했다는 평가다.

야 3당은 이날 오후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방식) 도입을 위한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려고 공동집회를 열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예산안을 볼모로 해 선거법을 관철한다는 것에 어느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 3당은 단 한 번도 사례가 없는 일을 저지르지 말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선거제 개혁을 정기국회 내에 같이 합의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선거제 개혁 연계에서 한발 비켜선 한국당은 전날 민주당 의원들의 참여 속에 문희상 국회의장이 정부 예산안 원안을 본회의에 상정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교섭단체간 합의로 예산심사를 계속해 가기로 한 마당에 여야 간 합의를 무시하고 국회의장이 정치적 액션을 했다”고 밝혔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예산안 처리 해법을 위해 전날 저녁 만난 데 이어 이날도 회동을 갖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차원의 비공식 예산심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여야 3당의 예결위 간사들이 참여하는 예산조정 소(小)소위는 이날 새벽 2시 30분까지 사흘째 회의를 이어가 활동을 사실상 마무리했고, 오후 3시 다시 만나 4조 원 세수 부족 문제 등을 논의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날 원내지도부 협상 테이블이 가동돼 쟁점 현안에 대한 일괄 타결에 나설 예정이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