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석학원 통합 계획 무산으로 학생들 피해 불가피
교육부 '종결' 통보…폐교후 재추진 여지는 남겨둬

지난 1년간 추진해온 경주대와 서라벌대 간 통합문제가 최근 교육부가 종결을 통보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사진은 경주대 전경
경주대학교가 같은 재단인 서라벌대학교와 추진하던 통합계획이 결국 무산돼 학사 운영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통합추진을 이끌던 이성희 총장이 최근 해임되고 새로운 총장직무대행이 임명되는 등 학교 구성원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18일 원석학교법인 산하 경주대학교와 서라벌대학교가 신청한 통합 승인을 1년 만인 지난 14일 종결했다.

교육부가 두 대학의 통합신청 승인을 종결한 것은 경주대와는 달리 서라벌대와 학교법인에서 통합을 반대하는 공문을 제출하는 등 두 대학 간 의견이 충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주대로 발송된 교육부의 통합종결 공문에는 ‘두 대학이 폐교신청을 한 후 동시에 통합신청을 하면 다시 통합을 검토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여, 통합 추진의 여지를 남겨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주대 구성원들의 통합의지와는 달리 재단과 서라벌대 측에서는 흡수통합이 아닌 1대1 통합을 주장하는 데다, 경주대 일부 인사들과의 깊은 갈등 등으로 당분간 통합작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주대 관계자는 “통합을 위해 지난 1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교육부로부터 통합종결 공문을 받았다”면서 “등급이 낮은 대학끼리의 통합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교육부가 폐교 후 통합이라는 조건을 붙였지만, 서라벌대와 재단에서 반대하고 있어 통합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경주대학교는 지난해 12월 18일 원석학교법인 산하에 있는 서라벌대학교와의 통합 승인을 교육부에 신청하면서 “정부의 교육정책과 시대적·사회적 요구, 그리고 대학 구조조정을 통한 혁신 필요성으로 전격 통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 후 경주대는 새로 취임한 이성희 총장을 중심으로 서라벌대와의 통합작업에 매달렸다.

그러나 재단과 서라벌대 측은 이성희 총장을 비롯한 경주대 일부 관계자들과의 의견 충돌 등으로 지난 5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교육부에 통합을 반대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통합작업은 조금도 진척되지 못하고 난항을 겪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26일에는 경주대 이사회가 이성희 총장을 해임하고 새로운 총장직무대행을 임명해 통합문제는 완전히 멈추게 됐다.

이날 이사회에는 교육부 감사에서 문제가 적발돼 자격이 박탈된 이사들이 포함된 상태에서 안건을 의결한데다, 교수회 측의 반발에 부딪치자 화상통화로 이사회를 진행해 불법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경주대는 모든 이사들이 사임한 상태에서 이사회가 해임했다고 주장하는 이성희 총장과 새로 임명된 서라벌대 부총장 겸 경주대 총장직무대리의 ‘버티기’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이면서 재학생과 수험생들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경주대 관계자는 “이사들의 사임으로 교육부에서 곧 관선이사를 파견하겠지만, 임시이사 체제로는 통합논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통합은 힘들게 됐다”면서 “재단과 두 대학 관계자들이 학생과 지역을 위해서라도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통합논의를 다시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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