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 각 시도가 한 해 역점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적 경제 여건에 대한 부정적 전망 속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예년과 다른 비상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경북도도 2일, 산업 관련 도정 방향을 제시했다. ‘경북 스마트-X 사업혁신 신전략 2022’로 명명한 도정 방향을 들여다보면 그간 경북도가 준비해 온 미래산업에 대한 비전을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거창한 계획도 구체적으로 실행되지 않으면 의미 없는 ‘모래톱에 그린 그림’에 불과할 것이다.

도의 23개 시군과 긴밀히 협의하고, 관련 기업과 R&D 기지인 대학, 연구기관의 연계를 위해 섬세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경북은 지금까지 철강과 전자, 자동차 관련 산업이 주축이었다. 하지만 지역의 철강산업과 전자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하고 자동차 산업 또한 혁신 없이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도는 7대 핵심 산업 분야로 전기·자율차, 인공지능, 5G 융합기기, 차세대 반도체, 혁신소재, 바이오·헬스, 라이프테크 등으로 잡았다. 하지만 ‘환동해 시대’ 바다를 끼고 있는 경북도가 해양 관련 혁신 산업 비전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가 수소·전기차로 급속하게 변이되면서 차체나 차대, 엔진 위주의 산업구조가 효율적인 배터리나 자동차 전장품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북도가 이점을 간파해서 2차전지로 불리는 차세대 배터리파크와 자율주행차 전장부품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 하기로 한 것은 주목할 만 하다. 하지만 전국의 지자체들이 이 같은 신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을 뿐 아니라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어서 관련 산업의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경북의 경우 대구시처럼 미래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 23개 시군의 산업역량 차이가 큰 데다 기반시설 또한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의 산업도시인 포항과 구미에 치중된 점은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포항의 경우 우수한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서 인공지능,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배터리, 로봇, 바이오 신약 등의 미래 산업분야 대부분이 몰려 있다. 구미는 차세대 반도체 산업과 5G 융합기기 산업 등이 강점이다. 이처럼 핵심 사업들이 양대 도시에 집중돼 있다. 올해부터 이 전략 주요 프로젝트의 세부 사업계획이 수립되는 만큼 경북 군소도시의 역량을 강화하고 참여할 수 있는 미래 산업 분야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경북도가 올해 세운 ‘혁신사업 전략’은 장차 지방자치시대 경북의 위상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사활을 건 실행 의지를 갖고 정부에 요구하고 지역민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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