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또 문제가 됐다. ‘외유성 해외연수’, ‘부실보고서 연수’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 연수가 이번에는 폭력과 추태까지 행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어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예천군 의회 의원 9명 전원과 사무국 직원 5명 등 14명이 미국과 캐나다를 7박10일 일정으로 이른바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 군의원들의 해외 연수 과정에서 민망한 추태와 폭력이 벌어져 수사의 대상이 되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르는 등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예천군의회 박종철 부의장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 후 술에 취해 현지 가이드를 폭행 미간에 상처를 입게 하고, 한 의원은 “여자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 “보도(술집이나 노래방 도우미)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예천군의원들이 선진도시 도심재생사업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6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떠난 해외연수였다. 연수 일정 중에는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 아브라함 대평원 등 관광 명소 탐방 등이 다수 포함돼 있어서 ‘외유성’ 이란 지적도 받았다. 이번 예천군의회의 경우 수없이 지적돼 온 지방의회 의원들의 연수를 빙자한 해외 관광에다 폭력과 추태를 더한 셈이었다.

일부 의원들이 사건이 부풀려졌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 같은 잡음이 나온 것 자체가 문제다. 의원들의 주장으로는 한 군의원이 연수 의원들을 대신해 가이드에게 불만을 제기했는데 일정 기간에 쌓인 감정이 폭발, 설전을 벌이다가 몸싸움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의원들과 가이드 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도 있어서 향후 수사에서 가려야 될 것이다.

술집 도우미 요구 주장에 대해서 일부 의원은 “미국에도 한국의 노래방 같은 밤 문화가 있느냐”고 물었을 뿐 여성 도우미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덧붙여 예천군의회 의원 중에는 여성 의원 2명이 동행했고, 수행원 가운데도 1명의 여성이 있기 때문에 여성 도우미를 요구했다는 것은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진실을 밝혀야 할 부분이다.

예천군의회 의장과 부의장은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고 한참이 지난 뒤인 지난 4일 군의회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군의회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군의원 전원 사퇴’ 촉구 현수막을 내걸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르는 등 사건이 확산되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연수 문제와 해외에서 벌이지는 일탈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다. 선진지 견학 빌미로 이뤄지는 해외 연수의 타락을 방지할 특별 지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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