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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욱 정경부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나 새로운 1년이 시작됐다.

지난해 7월 27일 제9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뒤 포스코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현안들을 챙긴 그는 11월 5일 100대 개혁과제를 선정하는 한편 ‘기업 시민’과 ‘위드 포스코’라는 두 가지 기치를 내걸었다.

위드 포스코(With POSCO·포스코와 함께)란 말은 그리 새롭지 않지만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이란 말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기업시민이란 개인과 마찬가지로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업은 사회로부터 우수한 경영자원을 공급받을 권리가 있고, 기업은 그에 상응해 사회에 봉사하고 기여해야 하는 책임을 갖는다는 의미다. 즉 기업의 사회적 기여와 연관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윤을 창출하며, 이를 사회에 환원시켜 필요한 인프라를 조성하는 식으로 상생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을 지향한다는 것이 기업시민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포스코는 창업 이후 올해로 51년을 맞으면서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지만 국제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이로 인해 파생되기 시작한 철강 과잉공급 및 보호무역장벽 강화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특히 국제금융위기와 함께 포스코 역시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경쟁력이 저하되다 2015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분기 경영손실이 발생하는 어려움에 처했지만 제8대 권오준 회장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신사업 육성 등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권 전 회장과 함께 구조조정의 중심에 서 있다 바통을 이어받은 최 회장이 ‘새로운 도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100대 개혁과제에 고스란히 담았다.

개혁 과제중 각종 사업 부문은 기업경영에 관한 부분이기에 굳이 참견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반면 기업시민정신에 대해서는 조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국민기업으로 출발한 포스코는 지난 51년간 한국 산업동력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고, 기업 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란 측면에서도 그리 야박하지 않았다.

그런 데도 최 회장이 굳이 기업시민의 역할론에 대해 역설하고, 기업시민위원회 및 기업시민실을 만든 것은 그간의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본다.

사업활동방향에서도 지역경제 발전과 청년일자리 창출, 저출산 문제해결, 중소기업 동반성장, 공정거래문화 정착, 주주친화정책 등 구체화 및 추진방향도 설정해 기대감을 높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속에서 아쉬움도 없지 않다.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가 ‘기왕에 기업시민이라는 대명제를 제시했다면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아쉬움이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의 극대화이긴 하지만 기업활동을 통해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이야 말로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기업 본연의 역할 즉 한국 철강산업의 중심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야 말로 기업시민정신의 핵심이자 포스코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본다. 즉 포스코가 자랑하는 기가스틸·포스맥 등 세계 일류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해 국내 수요산업에 값싸게 공급한다면 국가경쟁력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며, 무역시장에서의 덤핑판정까지 건너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현재 포스코가 현재 추진 중인 기업시민 역할에 보태 우리 국가산업발전의 초석으로서 한발 더 나아가는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이종욱 정경부장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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