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농사 부농꿈 자란다-안동 예선아빠농장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세계유산 봉정사가 자리한 천둥산 자락에 귀농한 권상열(43)·이영신(40) 부부.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예선아빠농장’과 ‘그녀의 홈 카페’에는 매출실적이 검증된 마케팅 이론과 성공 사례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방문객이 찾고 있다. 이들은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 이제 막 농사를 시작하는 사람들, 농사는 시작했지만 판매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귀농 5년 차를 맞은 이들 부부는 처음엔 농사 요령도, 자본도, 방법도 몰랐지만 그들에겐 ‘절박함’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다.
권 대표는 이 때부터 돈 되는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직장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농사스토리와 컨텐츠를 만들고 이를 홍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보 농부인 그는 먼저 네이버 블로그에 자신이 지은 농산물을 홍보하고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영농일지 형식으로 진솔하게 올렸다. 실제 농사짓는 살아있는 농부의 진심을 소비자에게 전달한 것이다.
안정된 생활을 위해 늘 팔 수 있는 물건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쌀을 도정해서 판매하고, 감자를 전분을 만들어 팔고, 생강을 생강청으로 팔기로 했다. 하지만 직거래를 하려면 농산물이든 가공품이든 선별하고 포장하고 택배발송까지 한 사람이 다 하기엔 불가능했다.
그래서 과감히 연중 보관과 판매가 가능하며 직거래도 하면서 농사도 지을 수 있는 쌀(백진주)과 생강(생강청)을 선택했다. ‘선택과 집중’ 이것이 예선아빠 농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포인트였다.
스토어 팜에 입점하고 보니 자신보다 훨씬 더 잘하는 농부들이 지천에 널려 있었다. 동정심 만으로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 그는 상품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 차별화는 제품의 품질은 물론 진화된 SNS의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스토어 팜에서만 월 매출 1000만 원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연간 3억 원의 매출 실적을 올린 권 대표는 올해 생강청 단일 품목만으로도 2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예선아빠농장을 견학 온 사람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권 대표를 “국내의 작목반, 영농조합이 아닌 개별농가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찬사를 보낸다. 처음부터 상속이나 우수한 사업 환경을 승계한 것도 아니고,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은 것도 아니면서 순수한 개인의 노력과 땀의 결실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입니다.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도 꼭 잊지 않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작지만 컴퓨터 활용지식, 스마트 폰 활용지식 등을 함께 고생하며 살아가는 농부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귀농과 농사 결코 싶지 않다. 어떠한 것도 그냥 주어지는 건 없다”
그에게는 간절함이 있다. 간절함이 있는 분들은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칠 수 없다.
일 년 365일이 바쁜 권상열 씨는 “안동에 ‘농업인 온라인 센터’를 만들어 정보도 공유하고 나이 많은 농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은 게 꿈이다. 농사, 판매, 귀농 등 우리 생활 속 농업 이야기를 들려주는 ‘팜 캐스트’ 소재가 안동 곳곳에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