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 탁신 전 총리 영향력 노린 ‘탁신 마케팅’

3·24 총선을 50일가량 앞두고 4일부터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태국의 총선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총선 출마자들이 해외 도피 중이지만 태국 정치권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따라 이름까지 바꿨다고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른바 ‘탁신 마케팅’이다.

신문에 따르면 탁신계 푸어타이당의 ‘자매정당’인 푸어찻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하는 지라로지 키라티삭보라쿤과 차이쁘라판 싱하차이는 후보 등록을 앞두고 자신의 이름을 나란히 ‘탁신’으로 바꾸기로 했다.

‘탁신’ 키라티삭보라쿤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선관위가 정한 규정 때문에 이번 총선 선거운동은 매우 어렵다”면서 “개명은 유권자들이 나를 더 쉽게 기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이 후보 등록 시에도 ‘탁신’이라는 새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태국 선관위는 이번 총선부터는 정당에 고유 번호를 매기지 않고 출마 후보들에게만 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정 정당에 투표하려는 생각을 가진 유권자는 그 당 소속 후보의 번호를 기억해야만 한다.

‘탁신’ 키라티삭보라쿤과 ‘탁신’ 싱하차이는 각각 파야오 제1선거구와 파야오 제3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푸어찻당은 지난해 창당 이후 ‘탁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벌여왔다.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뒤 해외 도피 중이지만 도시 빈민층과 농촌 주민 등 ‘레드셔츠’에 여전히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영국 등지에 머무는 그는 쿠데타 후 약 5년 만에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군부 실정을 비판하고 당 결속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는 등 ‘원격 정치’에 나섰다.

올 초에는 육성으로 태국 국민과 만나는 인터넷 팟캐스트까지 개설해 정치분석가들로부터 “탁신 전 총리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평까지 듣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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