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여진 포항제철고 2학년
지난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포항과 우호도시인 조에츠시와의 교류를 위해 일본으로 떠나게 됐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부모님과 동반이 아닌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는 마음에 설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처음 보는 친구들과 낯선 환경, 서툰 일본어 실력으로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한 가득이었다. 뒤늦게 ‘가지말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흔치 않은 소중한 기회를 놓칠 것만 같아서 틈틈이 시간을 내어 일본어 공부도 하고, 조에츠시에 대해 조사를 해보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는 여행을 떠났다. 조에츠시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약 2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친구들과 함께하니 설레는 마음으로 지루할 틈 없이 금방 도착했던 것 같다. 또 조에츠시로 가는 길에 일본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 삼각 김밥을 먹고 차까지 마시면서 일본에 도착했다는 실감과 사소한 문화들까지 조금씩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조에츠시에서 호스트패밀리를 맞이하고 홈스테이를 하면서 일본인들의 생활을 정말 세세하게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호스트패밀리인 아주머니와 아저씨께서 아침마다 온천에 데려가 주셨는데, 평소 아침잠이 많던 나는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서 겨우겨우 몸을 끌고 갔지만, 온천을 다녀온 후엔 몸이 개운해져서 아주머니와 아저씨 덕분에 홈스테이 하는 기간 동안 활기찬 날들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일본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까봐 하루는 한국 음식으로 저녁을 차려주시고, 하루는 일본하면 떠오르는 가정식인 돈카츠로 식사를 만들어주셔서 부담 없이 다양한 음식을 접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일본 가정식 중에는 먹어보고 싶었지만 겁이 나서 먹지 못했던 ‘낫토’도 있었는데, 아주머니께서 이런 나를 생각해 주신건지 조금씩 밥과 먹어보라며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꺼리지 않고 평소 한국에서 밥을 먹는 것처럼 잘 먹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아저씨가 직접 본가에 데려가 주시고는 집에 조상을 모시는데 쓰는 가구인 ‘부쯔단’, 그리고 다다미방과 관련된 설명까지 해주시며 학교에서 수업으로 듣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직접 보고 느끼면서 일본 문화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다. 이렇게 이틀 동안 많은 것들을 베풀어주신 아주머니, 아저씨께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조에츠시 교류활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은 학교교류이었다. 이는 내가 이번 교류에 신청동기 중 하나였을 정도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던 활동이다. 우리는 조에츠시에 있는 세키네가쿠엔고등학교에 갔었는데 모두들 밝은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해줘서 우리 또한 밝은 표정으로 서로를 환영하며 교류를 화목하게 이어나갔던 것 같다. 일본 친구들이 카라테, 검도, 춤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카라테는 처음 접한 운동인지 나에게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와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또 춤을 선보인 친구가 우리를 배려하여 선곡을 한국 노래로 준비해줘서 다함께 박수치며 신나게 춤을 구경하고 즐길 수 있었다. 교실로 들어가서 일본학생들이 학교에서의 동아리활동을 중점으로 한 학교생활과 우리들이 포항에 대한 설명을 한 후, 본격적으로 교류회를 가지는 시간이 다가왔다. 처음엔 서로 어색하고 낯설어서 몇 가지 질문만 하고 그쳤지만, 계속하여 서로 궁금한 점도 물어보고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니 헤어지기 아쉬워서 서로 발걸음을 먼저 떼지 못하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정말 선생님들께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버스로 돌아가자고 말씀하셨을 땐 세키네가쿠엔고등학교에 처음 도착한 시간으로 돌려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버스에서 다음 장소로 이동할 때, ‘이렇게 금방 헤어질 줄 알았더라면 나의 파트너였던 ‘나나호’에게 더 많은 질문을 하고 한국에 대해 더 자세하고 많은 정보들을 알려줄 걸!’하는 후회도 잠시 했었다. 그래도 교류회를 통해서 일본 고등학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은 정말 좋았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활동은 바로 다도체험이다. ‘어릴 때 배운 경험이 있으니 쉽게 배우겠지.’하고 만만하게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배우니 우리와는 다른 점이 많아서 놀라웠다. 공손한 자세를 취하기 위해 무릎을 꿇는다는 점과 우리는 차를 우려서 따라주지만 일본 다도에선 직접 차를 섞어내어 만들어낸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은 차이점이었다. 또 다도 선생님께서 직접 차를 만들어주셔서 맛만 보느라 몰랐지만 직접 우리들이 만들어보려니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절차와 예절을 갖추고 직접 만들어서 대접하니 뿌듯하기도 하였다. 다도 선생님께서 일본에서는 머리로만 순서와 예절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20년 30년 오랜 기간 동안 몸으로 익히는 것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4일간 여러 체험들을 했지만, 나에겐 4일 동안 체험하기엔 조금 촉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도 선생님 말씀처럼 다도뿐만 아니라 일본의 문화를 오랜 기간 동안 몸으로 익혀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교류를 통해 일본 문화에 대하여 맛보기 시간을 가졌다면, 다음번에 한 번 더 참여하여 그땐 이번 기회보다 더 자세하고 세밀하게 일본 문화에 대해 관찰하고 싶어짐과 동시에 일본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여 나중에는 혼자서 다시 조에츠시를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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