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부담 너무 커" 한탄…경북도, 시내버스료도 인상 검토

택시와 시외버스 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는 가운데 시내버스 요금마저 오를 가능성이 있어 지역민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포항시 북구 창포동에 사는 박 모(76) 할머니는 다음 달부터 택시요금이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늘었다.

병원이나 시장을 찾는 등 외출 시 지출되는 교통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

몇 년 전만 해도 곧잘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던 박 할머니는 최근 나빠진 무릎 상태로 인해 지출이 늘어도 택시를 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할머니는 “일주일에 집 밖을 나서는 경우가 물리치료를 받을 때와 죽도시장을 찾을 때 두 차례”라며 “주변 이웃들로부터 택시요금이 오른다는 얘기를 들은 뒤로 인생의 낙이던 시장구경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고 한탄했다.

오는 3월 1일부터 경북도 내 택시의 기본요금(2㎞)이 3300원으로 인상된다.

기존 2800원에서 500원 올랐으며 시간과 거리 등을 고려한 새 계산법을 적용하면 기존보다 약 12.5% 오른 택시비를 내게 되는 셈이다.

가장 수가 많은 중형택시를 기준으로 한 거리요금은 100원당 139m에서 134m로 5m 짧아졌다.

다만, 시간요금 (시속 15㎞ 이하 서행 시)은 33초당 100원씩 올라가는 현행과 같다.

같은 날 시외버스 요금도 함께 오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운임조정을 통해 일반·직행 시외버스 13.5%, 고속버스 7.95%(평균 10.7%) 인상한다는 운임 상한안을 발표했다.

이번 운임 조정은 6년만으로, 도내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운임이 인상된다.

국토부는 버스업계에서 그동안 운송원가 상승에 따른 인상분을 반영해 높은 인상률을 가져왔지만,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 특성을 고려해 인상 폭을 줄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북도가 올 상반기 내에 시내버스 요금인상에 대한 검토를 진행할 것으로 보여 교통비 인상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20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버스운송사업조합 측으로부터 받은 시내버스 요금 인상 건의서에 대한 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건의서에는 기존 시내버스 요금(1300원)을 2000원으로, 기존 좌석버스 요금(1700원)을 2500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도는 조합 측의 건의사항이 타당성을 판별하는 검증 용역을 오는 6월쯤 시작한다고 밝혔다.

만약 요금인상이 적절하다는 용역 결과가 나오면 도는 대중교통발전위원회, 물가대책위원회 사전심의 후 인상안을 확정한 뒤 각 시군에 전달한다.

한편, 시내버스 요금 인상과 관련한 소식을 들은 이 모(47·여)씨는 “만약 버스요금이 700원이나 오른다면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들의 왕복 교통비가 연간 160만원이 넘는다”며 “요금이 오르지 않길 바라지만 인상을 결정하게 되면 도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인상률이 적용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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