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 전역 초미세먼지 주의보…6일 오전 6시부터 저감 대책 실시

경북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5일 오후 포항지역 시가지가 온통 미세먼지로 가득하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가 경북과 대구 하늘을 ‘잿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실외 또는 실내에 ‘갇힌’채 때아닌 계절성 우울증을 우려하는 지역민들도 늘어난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5일 오후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이번 조치는 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민간자율),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 가동시간 변경 및 가동율 조정, 건설 공사장 공사시간 변경·조정 등 저감 대책이 실시 된다.

같은 날 환경부 에어코리아는 경북과 대구 전 지역에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를 내린 가운데 안동, 구미, 김천 등 경북 서부권역에는 미세먼지(PM10) 주의보까지 발령됐다.

5일 오후 3시 기준 경북과 대구의 일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69㎍/㎥와 59㎍/㎥로 종일 ‘나쁨’ 수준을 보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김천 문당동(168㎍/㎥), 구미 4공단(128㎍/㎥)을 비롯해 대구 서구 이현동(146㎍/㎥), 수성구 만촌동과 중구 수창동(117㎍/㎥) 등 많은 지역에서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쉴 틈 없는 미세먼지 공습에 직장인과 학생들은 물론, 전업주부와 노인 등 실내·외 생활하는 모든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갇혀 무기력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직장인 최 모(29)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미세먼지 수치”라며 “‘나쁨’이라는 두 글자를 확인하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지 않고 외출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 모(53·여)씨는 “가족들을 출근·등교시키고 청소를 위해 창문을 열었을 때 보이는 뿌연 하늘이 힘 빠지게 만든다”며 “날이 풀려 봄이 오나 했는데 여전히 집에 갇힌 느낌이며 무기력감도 든다”고 불평했다.

대학생 유 모(25)씨는 “기숙사에서 학교 건물로 가는 1㎞가량의 짧은 등굣길에도 미세먼지가 굉장히 신경 쓰인다”면서 “마스크를 벗고 상쾌하게 숨을 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 등 SNS에도 미세먼지로 인한 우울감을 고민하는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 블로그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정말 우울하다. 며칠 전 입학한 아이가 뛰어놀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불쌍하다”며 “며칠째 이어진 미세먼지에 고민하다 잠시 창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는데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다”라고 불안을 호소했다.

또 다른 글에는 “최근 우울하고 힘이 없다는 지인들이 많아졌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참다가 정말 미세먼지 우울증이라도 생겼나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집 내부를 밝게 유지하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햇빛에 노출되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이 활성화된다”며 “미세먼지로 인해 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햇빛을 쬘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 자연스레 활동성이 낮아져 우울감, 무력감 등이 증폭될 수 있다”며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즐거울 수 있도록 실내를 꾸미고 조명 밝기를 높이는 방법 등을 통해 우울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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