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지숙 영천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할 것 같은 농·어촌 지역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바로 3월 13일 치러지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때문이다.

조합장 선거는 자주적 협동조직인 조합을 이끌어갈 대표자를 조합원이 직접 선출하는 선거다.

과거 조합장은 임명제로 임명되다가 1988년 민주화 분위기를 타고 조합장선거가 직선제로 전환되었다. 이는 조합원들의 주인의식과 참여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음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조합장선거의 경우 유권자 수가 적어 일부 유권자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어 후보자가 쉽게 금품선거의 유혹에 빠지고, 이러한 금품 제공을 의례적인 관행으로 인식하는 일부 조합원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조합장선거는 ‘돈 선거’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돈 선거’의 오명을 벗어날 유일한 방안은 조합원에게 달려있다. 조합원들에게는 조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권리와 힘이 있으며 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강력한 방법이 바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투표에 참여하는 행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조합의 발전과 미래를 위한 소신 있고 당당한 참여를 말하는 것이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은 ‘모든 나라는 그 나라 국민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가진다’라고 했고, 프랑스의 정치철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은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라고 하였다. 이 명언을 조합장 선거에 적용해보면 조합원과 조합장, 조합의 수준은 정비례한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조합장과 조합의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다. 결국 조합장 선거는 조합원의 몫인 셈이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둔 지금 일부 언론에서 조합장선거가 혼탁하다는 부정적인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제는 ‘돈 선거’의 꼬리표를 떼어내야 한다. 이번 조합장선거가 기회일 수 있다. 더 이상 금품으로 표를 구하려는 후보자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누가 조합장이 되건 나와 무슨 상관이야?’라는 냉소적인 생각으로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지 말고 나의 한 표가 조합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비교하여 조합의 미래에 맞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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