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병원 경북권역외상센터, 실태조사 결과
영농철인 봄·여름에 주로 발생…일손 부족으로 현장 발견 늦고, 병원까지 후송시간 또한 길어져
환자 18%가 치명적 위험상태…발생건수 대비 사망률도 높아

안동병원 경북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이 경북 북부 지역 경운기 사고 환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70대~80대 환자가 60%에 달하고 중증환자 발생비율이 18%, 사망률도 10%로 매우 높아 고령 운전자의 농기계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권역외상센터 황의강 과장(외상외과)를 비롯해 10명의 의료진이 2015년 한해 동안 권역응급의료센터로 내원한 경운기 사고관련 외상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환자정보, 병원내원정보, 진료정보, 치료 및 사망정보 등을 조사했다.

먼저 사고환자정보를 분석한 결과 70대가 59명(49.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26명(21.7%), 50대 14명(11.7%), 80대 13명(10.8%)순이었으며 90대도 2명(1.7%)으로 조사됐다.

성별은 남성이 91명(75.8%), 여성 29명(24.2%)로 사고환자 4명중 1명은 여성이 차지했으며, 사고당사자가 운전자인 경우가 92명(76.7%), 동승자는 20명(16.7%), 보행자 5명(4.2%) 등으로 나타났다.

사고는 주로 봄, 여름에 발생 됐는데 3월~5월에 47명(39.2%), 6월~8월 41명(34.2%), 9월~11월 29명(24.2%), 12월~2월 3명(2.5%)이었다.

병원 전 단계 정보를 취합한 결과 경운기 사고 환자는 주로 119 앰블런스를 이용한 경우가 88명(73.3%)이었고, 기타자동차 25명(20.8%), 항공이송 7명(5.8%)을 각각 차지했다.

사고현장에서 병원까지 오는데 걸린 평균시간은 2시간19분이었으며 구체적으로 1시간이내 46명(38.3%), 2시간 39명(32.5%), 2시간 이상 걸린 경우도 35명(29.2%)나 되어 농기계 사고 환자의 이송수단과 소요시간 단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황의강 경북외상센터 외상외과 과장은 “일손부족으로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현장을 발견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고, 병원까지 후송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소생 및 회복의 기회가 감소하기 때문에 응급실 내원 시점뿐만 아니라, 응급 수송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치료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경운기 사고 환자의 18%가 손상중증도(ISS)지수 16점 이상으로 치명적 위험상태였으며 전체의 10% 가까운 환자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농기계 사고는 발생건수 대비 사망자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운기 사고로 인한 손상은 2~3개 부위 이상 복합손상이 많았는데 척추손상 44명(21%), 흉부손상 40명(19%), 골반 및 둔부손상 34명(16.2%), 머리두부손상 29명(13.8%)를 비롯해 상지, 복부, 기타외상 등으로 전신에 걸쳐 다양했다.

김효윤 안동병원 경북권역외상센터장은 “경운기 사고의 경우 중증도가 심각해 신체적 경제적 손실이 큰데 이번 조사를 통해 경북지역의 경운기 사고로 인한 외상환자의 체계적인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향후 사고의 예방, 이송, 초기대응에 유익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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