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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지난 3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제5회 대구국제영아티스트오페라축제(Daegu international young artist opera festival)의 개막을 알리는 오페라유니버시아드(Opera Universiade)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공연이 있었다. 이번 공연에는 오페라 마니아층뿐 아니라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지역의 대학생들과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들까지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로 객석은 연일 만석을 이루었다.

이 공연의 지휘를 맡았던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대학 예술감독 베른하르트 엡슈타인은 처음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작업을 하면서 놀라운 경험들을 많이 했다고 한다. 먼저 디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연령이 매우 젊다는 점과 그럼에도 그들의 연주 실력을 보고는 한 번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공연 당일에는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다양한 연령층을 확인하고 놀라움과 함께 부러움 마저 느꼈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오페라를 즐기는 연령층이 높은 편인데 이곳의 관객층이 다양하고 어린 관객들을 볼 때 대한민국 오페라의 미래가 밝게 느껴진다고도 했다.

지난 17년간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다양한 국제 행사를 통해 외국의 우수한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함께 작품 활동을 하면서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고 그들을 통해 대구지역 예술가들의 우수성을 알려왔다. 오페라는 종합예술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다양한 예술가들이 함께 작업을 하는 까닭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협업을 하기 좋은 장르이다. 한 편의 오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은 평균 200명에서 300명이 넘는다. 국제행사를 진행할 때 스텝 중 반 이상은 다른 지역이나 외국에서 작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회에 우리 지역의 우수한 문화적 수준을 알리는 길은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열정적인 노력은 물론이요 관객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보여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비단 문화예술 분야만이 아니라 지역 기업들도 우리 지역의 우수한 문화적 콘텐츠를 잘만 이용한다면 국외 기업들과의 긴밀한 교류를 확산하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예전에 한 사업가에게 이탈리아 가곡을 가르쳐주고 그분이 CD를 내도록 도와준 적이 있다. 당시 이분이 유럽시장에 자신이 만든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출장을 간다는 말을 듣고 필자는 본인이 노래한 이탈리아 가곡 CD를 선물로 주며 어필할 것을 권유했었다. 협상은 당연히 잘 되었으며 기업에 대한 친밀감과 신뢰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문화예술에 투자하는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신뢰받는 까닭은 수준 높은 문화와 함께하는 기업의 이미지는 그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의 질 역시 높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우수한 상품이 문화예술의 옷을 한 겹 더 걸친다면 더욱 경쟁력 있는 마케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16일(토)에는 ‘대구-싱가포르 영아티스트 교류 음악회’가 삼성창조캠퍼스 야외극장에서 있을 예정이며 뒤이어 5월 4일에는 ‘싱가포르 보타닉가든’의 공연을 함께 계획하고 있다. 또한 이번 음악회는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싱가포르 진출 성공을 축하하는 의미를 더하려고 한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이달부터 2024년까지 싱가포르 모노레일 운영 관리를 맡게 됐으며, 이는 국내 도시철도기관이 대중교통 운영서비스를 수출한 첫 사례이다. 5월 싱가포르에서 우리 지역의 기술과 문화의 우수성을 함께 선보일 보타닉가든 공연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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