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병대 1사단서 위령탑 제막식

지난 16일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엄수된 마린온 추락사고 순직 장병 위령탑 제막식 참가자들이 위령탑 제막을 하고 있다. 출처=해병대
지난해 7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로 순직한 장병 5명을 기리는 위령탑이 세워졌다.

지난 16일 포항 해병대 1사단 주둔지에서 ‘마린온 추락사고’로 순직한 장병들을 위한 위령탑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제막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서주석 국방부 차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전진구 해병대사령관 등 230여명이 참석해 순직 장병들의 넋을 기렸다.

위령탑은 독일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의 ‘기도하는 손’을 모티브로 했다. 10m 높이의 위령탑에는 순직 장병들의 얼굴 부조와 각각의 약력이 새겨졌다. 위령탑 뒤에는 순직 장병 5명의 전신 부조와 유가족, 친구, 부대원들의 추모 메시지를 새긴 ‘추모의 벽’을 설치했다.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은 추도사를 통해 “어렵고 힘든 임무일수록 앞장섰던 그들은 해병대항공단 창설의 의지를 남긴 채 조국을 지키는 찬란한 별이 되었다”며 “영령들의 꿈을 기억하고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안전하고 튼튼한 해병대항공단 창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노승헌(고(故) 노동환 중령 아버지)씨는 명을 달리한 순직 장병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들과 아버지이자 최고의 해병이었다”면서 “살아서는 대한민국을 지킨 이들이 하늘에서는 천국을 지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16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엄수된 마린온 추락사고 순직 장병 위령탑 제막식에서 유가족들이 순직 장병들의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다.출처=해병대
제막식에서는 서 차관이 순직 장병들에게 추서된 보국훈장을 유족들에게 전달하는 서훈식도 함께 진행됐다.

고 김정일 대령·노동환 중령에게는 보국훈장 삼일장이, 고 김진화 상사·김세영 중사·박재우 병장에게는 보국훈장 광복장이 추서됐다.

보국훈장은 국가안전 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자에게 수여하는 정부 포상이다.

해병대는 관계자는 “마린온 순직 장병 위령탑과 추모공원을 향후 부대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참배와 추모의 공간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해병대 장병들에게는 군인정신을 교육하는 살아있는 현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 17일 정비 후 시험운행 중 발생한 마린온 추락사고로 인해 헬기에 탑승하고 있던 김정일 대령, 노동환 중령, 김진화 상사, 김세영 중사, 박재우 병장 등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편, 유가족들은 사고 원인을 제공한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며 억울함을 표명했다.

박영미(고 박재우 병장 고모) 씨는 “마린온을 제작한 KAI(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를 검찰에 고소한 지 8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다. 정말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이라며 “사고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관계자들을 찾을 수 있도록 국민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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