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금융 비전 선포식 참석
부동산 위주 여신, 창업기업 발목…금융 양극화 해소때 혁신 속도
올해부터 일괄담보제 전면 시행, 혁신·중기에 3년간 100조 지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기업 대출·여신 심사 담당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후 문 대통령은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금융 분야의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은행 여신시스템을 전면 혁신하겠다”며 “부동산담보와 과거 실적이 아닌 아이디어와 기술력 같은 기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서 “정부는 과거 관행을 벗어나 미래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혁신금융을 추진하고 새 시대에 맞는 금융으로 변화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꿈·아이디어·기술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찬 창업기업에 은행 문턱은 아직도 높다”며 “우리는 여전히 부동산담보와 과거 실적 위주의 여신 관행이 혁신 창업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담보가 충분한 대기업에 비해 혁신 창업기업·중소기업에 금융의 문은 매우 좁다. 금융의 양극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런 양극화를 해소할 때 혁신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금융에 대해 ‘햇볕 날 때 우산을 빌려주고 비 올 때 우산을 걷어간다’는 뼈아픈 비판이 있었는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비 올 때 우산이 되어주는 따뜻한 금융’이 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비구름 너머에 있는 미래의 햇살까지도 볼 수 있는 혁신금융’이 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혁신금융 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벤처를 비롯한 창업기업이 활성화돼야 혁신 성장이 가능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부터 일괄담보제도가 전면 시행된다”며 “기계·재고·매출채권과 같은 동산과 채권, 지적재산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산을 포괄적으로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합여신심사모형도 구축하겠다”며 “기술평가와 신용평가를 통합해 기술력이 있으면 신용등급이 높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술력 있는 창업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정책금융기관부터 도입해 민간금융기관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며 “향후 3년간 혁신·중소기업에 100조 원의 신규자금이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신속이전 상장제도 대상도 확대된다.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신속하게 도약할 수 있게 상장 심사기준을 완화할 것”이라며 “작년에 1개에 불과했던 신속이전 상장기업이 2022년에는 30개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간 12조 원으로 규모가 늘어날 성장지원펀드 운영방식도 개편해 혁신기업에 충분한 자금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혁신위험을 인수할 수 있는 사모펀드의 투자 자율성을 높이고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혁신·벤처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민간 모험자본의 공급도 확대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중장기적으로 거래세·자본이득세 간 역할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자본시장 세제도 모험자본 투자에 도움이 되도록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입증책임 전환제도를 통해 모험자본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금융규제도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혁신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겠다”며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에 대한 선제적 지원은 중소·중견기업을 고도화하고 R&D(연구개발)를 강화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3년간 주력산업 중소·중견기업에 12조5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최대 15년 만기의 초장기 자금을 공급해 기업이 장기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게 하겠다”며 “신규 일자리 4만 개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1조 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도 5조 원까지 확대하겠다”며 “관광·보건의료·콘텐츠·물류 등 유망서비스산업도 향후 5년간 60조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해 서비스산업 혁신을 위한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아이디어가 경쟁력이며, 금융이 아이디어 가치를 인정해야 하고, 금융이 혁신을 든든히 받쳐주고 이끌어야 한다”며 “정부와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합동 TF(태스크포스)를 신설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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