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해 뜨는 도시 포항, 시민들 문화 향기에 흠뻑, 새로운 천년 꿈꾸며 날개짓

박상호 수필가

신의바다 영일만에 먼동이 튼다. 고운물살 가르며 비단옷을 걸친 연오랑세오녀가 온다. 꿈틀거리며 욕망으로 뒤척이는 밤바다를 건너서 어머니가 희망을 물질하던 친정집으로 오고 있다. 사랑의 목마름에, 천년의 그리움에 울어 지친 일월의 고달픔을 견디며, 맨발로 부르튼 걸음으로 막 달려온 고향 동해가 축복으로 들썩거린다.

해와 달의 고장 동해에 경사가 났다.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호수처럼 잔잔한 영일만 바다 속에는 산호, 해초, 전복, 미역, 조개 등 넓은 바다 속이 만들어낸 환상적이 바다정원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에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아름다운 욕망을 채워주는 이 세상 마지막 휴양지 영일만에 신의 정원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가 조성되는 것이다.

일찍이 문화는 해 뜨는 동쪽에서 태동했다. 감성을 가진 인간의 무서움과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무엇인가에 의지하려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때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것이 해와 달이라고 생각했다. 한반도에서 가장먼저 해와 달의 숭배의 기록이 동해에 있다는 것은 실로 가슴 벅찬 일이며 우리 포항이 이곳을 가꾸고 빛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일월의 고장 동해에 조성되는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 우선 입지가 아름답다 못해 차라리 고상하고 고결하다. 영일만을 감싸는 따뜻한 언덕바지에 해와 달이 뛰어놀고, 밤이면 밤바다에 떨어진 별을 주어 담아 가난한 시인 릴케의 가슴이 되는 곳이다. 아늑하다 못해 고즈녁 하며 빼어나지만 그렇다고 천박하지 않는 풍광을 지닌 곳이다. 이 아름다운 곳에 문화의 공원을 조성하는 삽질을 하다니, 수천년 전에 일몰로 사라진 연오랑이 되돌아 와 아름다운 해가 다시 떠오르는 듯이 감개무량하다. 우리는 여기에 아름다운 꿈을 꾸는 공원, 스토리가 있는 감성의 정원, 일월의 문화와 역사가 살아있는 문화 테마파크로 만들어지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

오늘의 21세기는 문화융성의 시대다. 문화가 밥이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밑천이다. 동방의 해 뜨는 도시 포항에 문화가 웅성거리며 문화가 춤을 춘다. 생명의 물길 튼 포항운하가 그렇고 도심에 꿈틀거리는 시민들의 문화의식과 감사운동이 그렇고 오늘 같은 이런 문화의 테마파크 조성이 그렇지 않은가?

아희야, 친구야, 그리고 그리운 사람들아 오늘 같은 날, 영일만친구 막걸리와 영일만에 부는 문화의 향기에 유쾌하게 취해보자. 우리 모두 어깨동무를 하며 소리 높여 불러보자 영일만 친구를….

우리는 이제 수 천년을 내려온 일월의 고운 꿈들이 새로운 천년의 꿈을 꾸며 아름다운 날개 짖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곳에서 영일만의 아침 해로 얼굴을 씻고 맑은 마음의 눈으로 인생을 즐기자. 희망의 풀피리와 긍정과 감사의 풍금소리로 우리를 채우자. 초록이 지쳐 차라리 검푸르다. 야망으로 들썩 거리며 몸부림 쳤던 들녘은 오히려 고요하다, 이제 달뜨는 연오랑세오녀 정원에서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고 걸으며 굶주렸던 사랑의배를 채우며 행복해 보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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