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경미 사회부
지난 12일 포항 기계고 한 교사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확진자로 드러나면서 청정지역이라 여겨졌던 경북도와 포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전국에서 학교 내 메르스 확진자가 처음 발생하자, 경북도교육청과 포항교육청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A(59) 교사는 지난 7일 동국대 경주병원에 격리 조치된 뒤 1차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데다 건강에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고 있던 터라 도교육청과 포항교육청 모두 별일 없을 것이라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A 교사의 동료 B(48) 교사가 지난달 27일 구미 상과 상업경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하룻밤같이 잔 사실이 드러난 것은 물론 B 교사가 의심 증세를 호소해 김천의료원으로 후송돼 검사를 받는 등으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문제는 도교육청과 포항교육청 안에서 서로 간 의사소통 부재로 교육장 등 책임자 대부분이 B 교사가 의심 증세로 어디로 후송됐는지 등 관련 내용을 제대로 파악조차 못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난달 26일부터 도교육청은 공문을 보내 유치원 등에 메르스 관련 당부를 하는 등 발 빠른 조치를 보였다.

그러나 정작 A 교사가 격리되기 전 지난 1일부터 5일 동안 미열 등으로 2차례 조퇴를 했지만, 관련 통보를 학교로부터 받지 못했다고 밝힌 것은 물론 '단순 피부질환으로 생각해 보고를 안 한 것 같다'는 안일한 답변을 내놓아 학교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또한 A 교사 근무지인 기계고 학생 절반 이상이 포항 시내에서 등하교 중으로 이들의 형제나 자매가 시내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A 교사가 다녀간 기계면 서울의원의 경우 평소 죽장과 기북면 주민이 자주 찾던 곳이라 포항 전역으로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우여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가 포항을 전격 방문해 열린 관계기관의 협의를 통해 이병석 국회의원이 포항 전역에 대한 휴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15일에 경북도로 문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전해 사안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할 뿐 아니라 교육부가 현재 학교 수업 재개를 촉구하자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항의 중학교 학부모 D씨는 "기계고 학생 중 절반이 시내에서 등하교한다는데 걱정스럽다"면서 "확진 판정 받은 교사가 5일 동안 수업을 하는데도 교육당국은 도대체 뭐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도교육청과 포항교육청 모두 입으로 지침만 내릴 것이 아니라 지금이야말로 직접 학교를 챙기면서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 줄 시기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