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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포항시 남구 지곡동. 농사짓는 친구 얘기로는 21일만에 맑은 날이라 했다. 가을을 다 허비하고 겨울에야 모처럼 하늘이 얼굴을 내밀었다.

[포토 포엠] 모처럼 하늘이

날개 돋은 겨울바람
성긴 하늘의 그물
빠져나간다

나무는
온 여름
온 가을을
그자리에 그대로
꼿꼿이 선채 증언한다

불필요한 살점 모두 떨어내야
겨울, 긴 언덕 건널 수 있다

성긴 그물 속으로
하늘이 제발로 스스로 들어왔다
사시나무,
은사시나무 통발 속으로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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