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8명·더민주 1명 등록

오는 4·13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대구 달서구청장 보궐선거가 '깜깜이 선거'를 넘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시민들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보선이 총선열기에 묻혀가면서 10여 명에 달하는 후보들이 난립하는데다 국회의원에 출사표를 던졌던 후보가 갑자기 구청장 선거로 선회하는 웃지 못할 헤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곽대훈 전 달서구청장의 총선 출마(달서갑)로 치러지는 보선에는 현재 9명의 예비후보(더민주 1명)가 출사표를 던졌고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사를 포함하면 10명이 훌쩍 넘는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인구수(62만여명)가 많은 달서구는 이번 총선에 출마한 예비후보만 12명(갑 6명, 을 2명, 병 4명)에 달하는데다 이들 구청장 예비후보까지 합해 20여 명이 저마다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지역에서는 "누가 국회의원 후보인지 구청장 후보인지 헷갈린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총선에 나선 새누리당 후보들이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이면서 상대적으로 달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총선에 묻혀가는 형국이다.

이에 보선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얼굴알리기에 주력하면서도 상대 후보에 대한 약점을 빌미로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달서구청장 보궐선거는 "한마디로 개판이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총선(달서갑)에 출사표를 던졌던 안국중 전 대구시 경제통상국장이 15일 총선출마를 포기하고 달서구청장 보선에 뛰어 들면서 혼탁한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안 전 국장은 최근까지 지역민과 언론에게 "총선 경선에 끝까지 참여하겠다"고 밝혀 왔지만 이날 "자치단체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지역사회에 더 큰 봉사가 된다는 많은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권유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는 어이없는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에 타 예비후보들은 "(안국중)권력을 쫓는 해바라기 인생으로 이 곳에서 안되니 딴곳으로 기웃거리는 소신과 원칙이 없는 행동으로 62만 달서구민의 따끔한 질책이 있을 것이다"(도영환 후보), "지금까지 달서구에 거주한 적도 없고 공무원으로 근무한 적도 없는 사람이 구청장으로 나서는 것 자체가 달서구민을 깔보는 행위다. 성서공단 살리겠다고 국회의원 나섰다가 세가 불리하니 유턴한 모양인데 대구시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무책임한 행태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이관석 후보)며 비난했다.

이처럼 달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비방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안 전 국장의 총선 사퇴가 달서갑 지역의 총선 판도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현재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달서구청장 후보는 새누리당 강재형 전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장, 도영환 전 달서구의회 의장, 도이환 전 대구시의회 의장, 이관석 전 달서구청 공무원, 이태훈 전 달서구 부구청장, 김원구 전 대구시의회 예결특위위원장, 이기주 달서구의회 의원과 더불어 민주당 김성태 달서구의회 의원 등 8명이다.

또, 박상태 대구시의회 의원과 권오곤 전 달서구부구청장 등도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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